(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성공적인 결혼은 서로 잇속이 딱 들어 맞아야 한다"

삼성전자가 26일 소니와 8년간 이어온 LCD 합작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는데, 여기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앞서 삼성과 소니는 지난 2004년 4월 S-LCD를 설립했다.

지분은 삼성전자가 ‘50%+1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소니가 나머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S-LCD 설립 이후 이 회사는 2005년 세계 최초로 7세대(1870×2200mm)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2007년 8세대(2160×2460mm) 패널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전세계 LCD TV 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두 회사는 깨가 쏟아지는 '허니문' 관계를 이끌어 갔다.

하지만 허니문 기간은 짧을 수 밖에 없는 법.

문제를 일으킨 쪽은 소니.

소니의 TV 사업부문이 S-LCD에만 의존하던 부품선을 다양화하기로 노선 선회를 했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원가 절감 차원에서 내놓은 결정이었다.

여기에다 소니가 휴대폰 사업을 소니에릭슨 합병을 추진한 것도 한 몫했다. 인수 자금이 필요해 S-LCD 지분을 팔았다는 얘기다.

갑작스런 결정은 아니었다.

소니가 오래동안 관계 정리 카드를 만지작 거렸다는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양 회사의 표면적인 협력 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다른 이름을 내걸었다. 이른 바 'LCD 패널 동맹구축' 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회사는 안정적인 LCD 패널의 공급 기반을 계속 확보하게 된다”며 “또 S-LCD를 통해 꾸준히 지속되어 왔던 기술협력 관계도 지속 유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