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신성장동력만이 살길이다> 유통·식음료업계 "올해 화두는 글로벌"

2011-12-27 11:33

(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새해 유통·식음료업계가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보다 해외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는 편이 빠를 것으로 판단해서다.

대부분의 국내 유통·식음료 기업들은 글로벌 사업 전략을 수정,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지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한다는 방침이다.

▲ 신세계, 롯데 희비 엇갈려

국내에서 유통 공룡으로 통하는 신세계는 지난 12월 초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 사업 강화를 천명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해외사업총괄을 신설하며 해외 사업에 대한 전략을 강화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사위인 문성욱 부사장을 해외사업총괄로 임명했고, 이마트 중국본부장으로 제임스 로 부사장을 영입했다. 제임스 로 부사장은 중국 까르푸·테스코 등에서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를 통해 중국 사업의 효율을 개선하고, 서부내륙과 화북지역 출점을 강화해 새롭게 도약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해외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롯데쇼핑도 당분간 해외 출점을 지속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텐진 2호점과 웨이하이점, 2013년 선양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점, 베트남 하노이점 등의 출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마트도 2018년까지 글로벌 점포 1000곳을 열고 국내외 매출 50조원을 돌파한다는 '2018 글로벌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 식음료업계는 '음식 한류'

CJ그룹은 비빔밥 외식브랜드 비비고(bibigo)를 글로벌 시장의 식품·외식사업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공통 브랜드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통해 기존 진출지역에서 현지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비비고 브랜드 제품 진출 지역을 확장시켜 글로벌 시장의 '대표 한식 브랜드'로 인지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비비고 브랜드를 가정식과 외식경험을 아우르는 최초의 한식세계화 전문브랜드로 총 매출 2조원대의 메가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그룹은 중국과 미국에 진출한 파리바게뜨의 성공을 바탕으로 베트남·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최고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로 도약할 방침이다. 오는 2014년까지 중국에 점포 200개 이상, 미주지역에서도 2012년까지 3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식품 기업은 '초코파이 로드'로 유명한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현재 세계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오리온의 매출 구조도 바꿨다.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2009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한 후 계속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해외법인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7,500억여원으로 국내 매출(6,775억원)을 800억원 가량 웃돌았다. 올해 역시 해외 9,000억원, 국내 7,500억원으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 홈쇼핑·외식 업계도 해외 진출

홈쇼핑과 외식업계도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내수부진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하기 위해서다.

이달 초 태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CJ오쇼핑은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을 잇는 '아시아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태국에 진출한 GS홈쇼핑도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이미 중국과 대만에 진출해 시장을 늘리고 있는 롯데홈쇼핑과 중국시장에 재진출한 현대홈쇼핑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CJ푸드빌과 SPC로 대표되는 외식업계도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장에 연착륙한 CJ푸드빌은 내년 초 베이징 시내 대표 번화가인 장타이루의 CGV 내에 자사의 외식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SPC는 중국에 법인을 설립해 시장 분석을 끝마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신호탄을 올린 상태다. 크라제버거 역시 미국에 1호점을 오픈했고, 아모제의 오므토 토마토 역시 내년 초에 태국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