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재테크 기상도> "상반기 숨고르고 하반기 본격 투자"

2011-12-26 06:00

(아주경제 이재호·김희준 기자) 내년 국내외 경제는 뚜렷한 ‘상저하고(上底下高)’의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중에는 유럽 재정위기 심화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침체기가 도래하겠지만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고 유동성을 늘리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 대출은 변동금리, 예금비중 높여야

내년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연중 금리 인상은 2~3회에 그칠 공산이 크다.

금리 변동성이 크지 않은데다 금융당국 등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금리 개발에 나선 만큼 주택담보대출을 받고자 하는 고객은 당분간 변동금리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적금 금리도 올해보다 크게 높아질 가능성은 낮지만 상반기 중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정걸 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상반기에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투자 자산을 일시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산 배분을 통해 지키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 환율 1000원대 근접, ‘달러 약세 엔화 강세’ 지속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 중 1050원선까지 하락하고 하반기 이후 달러화 약세가 본격화하면서 1000원선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1000원대가 붕괴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연초 유럽 위기 심화로 일시적 강세를 보이겠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약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본 엔화는 올해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엔고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 실물투자는 ‘금’ 대신 ‘원자재’

올해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물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대신 원유와 천연자원, 농산물 등 원자재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조헌국 하나은행 WM사업부 팀장은 “금의 시대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유 등 경기회복시 상승 여력이 큰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실물투자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원유 선물 ETF와 금속 선물 ETF 등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호 우리은행 PB사업단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에는 글로벌 저성장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위축되겠지만 하반기부터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원자재 가격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중국 투자 의견은 엇갈려

세계 경제의 심장으로 부상한 중국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조 팀장은 “올해 중국 쪽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중국 부동산은 전 세계적으로 고평가가 심해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경제성장률은 하락 추세이고 물가도 오르고 있다”며 “급격한 경기침체가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빨리 달리던 자전거가 속도를 늦추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도 “중국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라며 “과거 30년 간의 고도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최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는 상반기 연착륙 과정을 거친 후 하반기부터 고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부담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으로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도부 교체와 맞물려 내수진작 정책도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