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 이룬 '조선족 3세들의 서울 이야기'
2011-12-23 10:35
예동근 황명호 이성일 김주 홍해연등 12명지음/백산서당
조선족은 옌변자치주에 살고있는 사람들이다. 옌변은 예전에 북간도로 불렸던 곳. 일제 강점기 청나라와 일본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 곳은 사람들은 중국인이 됐다.
1세대는 추운 간도의 황무지를 개척해 정착했다면, 2세대들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나가 3D업종에 종사해 돈을 벌였다. 덕분에 3세대들은 부모의 희생을 등에 업고 학사와 석사를 마친 엘리트로 성장했다.
이책은 조선족 3세들의 서울 정착기를 담았다. 한글을 쓰는 이들의 국적은 중국이다. 하지만, 이들의 뿌리는 엄연히 대한민국에 있다. 급변하는 정치 속에 우리는 이들과 떨어져야 했다.
이들이 중국인이 된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죄는 약소국이었던 우리에게 있다. 세월이 흘러 한국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온 조선족들을 멸시했다. 그런 치졸한 행동은 재중동포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
1960년대 독일로 건너간 한국인 탄광 노동자들이나 간호사들 역시 조선족 2세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를 잊고 동포를 무시했다.
2세대들이 모국에 와서 푸대접을 받았지만, 그의 자손들은 엘리트로서 한국과 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선족 3세들의 서울 이야기'는 바로 양쪽 문화를 알고 있는 조선족 3세들의 서울 정착기를 담았다.
저자들은 서울에서 당당히 활동 중인 12명의 이야기다. 이들은 부모들과 달리 한국에서 떳떳하게 존경받으며 일하고 있다. 12명은 대학교수부터 변호사, 애널리스트, 기자까지 사회 유망 직업에 종사 중이다.
조선족 3세인 저자 예동근 국립부경대학교 조교수는 이 책에서 조선족3세가 새로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세대가 맨손으로 돈을 벌었다면, 이제 3세대는 엘리트로서 당당히 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조선족 3세는 부모와 달리 위상이 달라졌다.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알고 있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불어 최근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최대 시장으로 모든 나라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은 조선족이라 명명된 이들을 통해 여타 경쟁국가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지도 모른다. 이들의 치열한 노력은 풍족해서 안일해진 한국 젊은이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다
이 책은 조선족 3세들이 오늘날 한국에서 당당히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의 치열한 노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대학원 통일 시험을 보기위해 매일 간단하게 끼니를 떼우며 노력했고, 베이징대학에 입학해 중국 주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발버둥치던 경험담이 녹아 있다. 더불어 한국으로 유학와서 직장을 잡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이들이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신들의 후배들에게 지침서를 제공하고 싶기 때문이다. 조선족 3세대의 약진이 놀랍고 무섭다. 뭐든지 처음이 힘들다. 이들의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다. 12명의 선배들은 앞으로 자신의 뒤를 밟게 될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조선족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283쪽.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