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과 제갈걸 HMC투자증권 사장처럼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관련 공판을 앞둔 다른 증권사 사장들도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을까. 1심 선고가 내달로 한 달 남짓 다른 증권사 내부에서는 무죄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비슷한 금액으로 선고를 받았기 때문에 무죄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대우증권, LIG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등 4곳은 전날 검찰로부터 징역 1년6월씩을 각각 구형받았다. 유진투자증권은 3년을 구형받았다. 이들 증권사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이다.

이날 검찰로부터 2년의 징역형을 구형받은 신한금융투자와 KTB투자증권은 내달 13일, 우리투자증권은 20일에 각각 1심 선고 결과가 나온다.

오는 22일에는 현대증권, 이트레이드증권의 6번째 공판이 진행된다. 이들도 별다른 일정상 변수 없이 검찰이 앞선 증권사와 비슷한 징역형을 구형할 경우 이르면 다음달에 1심 선고공판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선고공판을 앞둔 증권사들은 여유로운 편이다. 노정남 사장과 제갈걸 사장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충분히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노 사장은 검찰로부터 징역 2년6개월을, 제갈 사장은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받은 증권사들은 그들도 받았는데 못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

업계에서는 검찰이 해당 증권사들의 수수료 이익이 5억원을 웃돌면 징역 3년이 구형됐고, 5억원에 근접할 경우 2년~2년6월, 5억원 미만이면 1년6월을 구형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형 기간이 비슷할 경우 그 구형 대상인 금액이 비슷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선고받은 구형강도라든가 애초에 소송을 당한 내용이 대신증권, HMC투자증권보다 덜한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라며 “이들은 무죄 판결로 그동안의 의혹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앞선 두 곳의 1심 선고에서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게 전용선을 제공한 사안 등을 ‘부정한 수단’으로 보기 위해서는 다른 투자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위험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스캘퍼의 거래로 개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증권사마다 기소내용이 세부적으로 다르다는 점은 예단하기 이른 부분이다. 특히 4개 재판부에서 나눠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재판부의 성향에 따라서도 다른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예상하기 쉽지 않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