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은행권 비상회의 소집..신용·외화조달 리스크 진단
2011-12-19 17:03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중은행들도 비상회의에 들어갔다.
KB금융지주는 어윤대 회장 주재로 비상경영위원회를 열어 금융시장 동향 점검과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민은행도 민병덕 행장과 각 그룹 부행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비상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수출입은행 또한 김용환 행장이 전 임원과 관련 부서장이 참석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한국 신용 리스크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업은행도 김정일 사망이 은행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기 위해 조준희 행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특히 기업은행의 거래기업 가운데 개성공단 진출업체는 13개로, 총 대출금은 215억원이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개성공단 진출기업들에서 특이사항 보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우려하는 부분은 김 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외화 조달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외평채 가산금리(2019년 만기)는 유럽 재무위기가 악화하면서 지난 7일 121bp에서 15일 128bp까지 올랐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이 추가되면 가산금리도 더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로 미국 국채에 대한 가산금리로 표기된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올라가면 국내 은행이 발행하는 외화채권 가산금리도 올라가 외화 조달비용이 비싸진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일단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나 경상수지 흑자, 은행 건전성 등 대부분 지표가 양호해 외화 조달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 초 외화채권 발행 시 가산금리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진출한 우리은행은 현재 개성공단지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2004년 12월 문을 연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은 지점장을 포함해 은행에서 파견된 직원 3명과 현지에서 고용된 직원 3명 등 총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점은 현지 우리 기업 123개 사와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환전과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개성공단 통행 제한이나 폐쇄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할 때는 미리 준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다.
다른 은행들은 한반도 위기에 민감한 일부 고객의 대량 예금인출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동향을 점검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도 김정일 사망 소식과 관련해 특이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주가와 환율 등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면서 인출 규모 확대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