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재욱기자)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가 수년 뒤 인지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모피트 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의 폴 제이컵슨 박사와 연구진은 각종 유방암 치료가 정신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연구에서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사이언스데일리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62명, 방사선 치료만 받은 67명, 그리고 암 병력이 없는 184명 등 세 분류로 나눴다.

그리고 환자들의 치료가 끝난 시점에서 6개월, 36개월이 지난 뒤 2차례 신경심리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화학요법이 치료 완료 후 3년이 지난 환자 사이에서 인지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방사선 치료만 받은 환자들에게서도 화학요법을 병행한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인지 장애가 흔히 발생했다.

제이컵슨 박사는 이에 대해 “화학요법이 일부 유방암 환자들이 겪는 정신 능력 문제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이전의 연구는 화학요법이 유방암 환자의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그는 또 “이번 연구는 유방암 치료 후 장시간이 지났거나 화학요법을 쓰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의 연구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박사는 “이는 암 치료가 정신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더 명료한 답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그러나 타목시펜 복용과 같은 호르몬제를 통한 유방암 치료가 인지 장애를 유발하는지는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한계로 지적됐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암협회(ACS)가 발행하는 ‘암(Cancer)’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