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마트슈랑스, 이마트 업고 '보물단지' 거듭날까

2011-12-08 17:27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국내 최대 유통망을 갖춘 대형할인점 이마트가 금융센터를 개소하면서 마트슈랑스(Martsurance) 시장이 전환기를 맞았다.

마트슈랑스는 마트(Mart)와 보험(Insurance)의 합성어로 보험사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창구를 개설해 고객을 유치하는 보험 판매방식이다.

이마트는 8일 삼성화재(연금·통합), 동양생명(어린이·저축), 라이나생명(치아·실버), PCA생명(암), 하이카다이렉트(자동차) 등 5개 보험사에서 8개 상품군을 판매하는 금융센터를 수도권 9개 매장에 시범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금융센터는 기존 마트슈랑스와 달리 AMC, 리치빌더스, 플리페라 등 법인대리점(GA) 3곳에 상품 판매를 위탁했다.

이마트와 계약을 맺은 GA가 개별 보험사와 계약을 맺는 3중 거래방식으로 이마트와 보험사 사이에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다.

LIG손보와 롯데손보, AIA생명 등 앞서 마트슈랑스 채널을 구축한 보험사들은 직접 마트나 백화점에 창구를 개설하고 자사 재무설계사(FC)를 파견해왔다.

보헙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금융센터는 기존 GA 채널과 큰 차이가 없어 초기 비용이나 인력 수급 부담이 작다”며 “센터가 전국 60개 매장으로 확대돼 상품 판매가 활발해질 경우 보험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트슈랑스 선도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을 들어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LIG손보는 지난 2009년 8월 홈플러스 서울 영등포점에 마트슈랑스 창구를 열었으나 월 평균 신계약 건수 20건, 매출 170~180만원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LIG손보는 이 같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 초 창구 형태의 점포를 카페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같은 해 9월부터 롯데마트 서울역점과 롯데백화점 서울 잠실점, 청량리점, 중동점, 노원점, 경기도 일산점에서 영업을 펼치고 있는 롯데손보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실적 공개 자체를 꺼리는 형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정서상 마트슈랑스는 실적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GA가 폭리를 취하기 위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게 되면 배 보다 배꼽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