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野神) 김성근, 자전적 에세이 '김성근이다' 출간

2011-12-20 12:25
야신(野神) 김성근, 자전적 에세이 '김성근이다' 출간

▲12월 5일 출간된 김성근 감독의 자전적 에세이집 '김성근이다' [이미지 = 다산북스 제공]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세상살이라고 하는 것은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두려운 건 비판이 아니라 패배다"

지난 8월 18일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감독직에서 경질돼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최근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사령탑을 맡은 김성근 감독의 자전적 에세이집 '김성근이다'(다산라이프)가 출간됐다.

감독으로서 하기 어려운 그동안의 못다한 인생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감독이기 때문에 무정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던 가슴속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재현 선수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모든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너, 이따위로 하려면 야구하지 마라"고 말했던 일, 박재홍이 감독실을 찾아와 이야기한 말을 듣고 속이 터져 그를 껴안고 울음을 터트린 일, 김광현을 일부러 더 차갑게 질책하고 마음이 아파 밤잠을 이루지 못했던 일, TV에서 '세시봉'을 보고 한 인간으로서 외로움을 느꼈던 일, 딸들이 "아버지, 집에 놀러오세요"라고 말하는 사연 등 가슴이 뜨거워지는 많은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피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하는 '냉철한 명감독' 이전에 그 역시도 한 남자란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책에는 그의 야구를 향한 열정과 믿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은 야구장 가는 길이다. 앞으로도 나는 그 길 위에서 부딪히며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나의 베스트다."란 글귀는 이러한 열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그가 이 책을 통해 하고픈 말은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겠다!!'는 뜻만 있다면 어떤 역경에서도 이룰 수 있고, 정말 절실하게 원한다면 끝내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절실하게 산다면 기필코 승리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야신은 삶에서 두러운 건 비판이 아니라 패배라 주장한다.

야구에 자신의 인생 전부를 바친 '야구 장인' 김성근 감독. 남은 인생 역시 야구공을 쫓으며 살겠다는 그의 인생 이야기에서 독자들은 인생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고통, 삶에 대한 깊은 고뇌와 통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전력투구를 하는 삶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 일인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가슴뛰고 가치있는 일인 지에 대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삶은 결코 쉬운 행로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길을 스스로 만들며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으로 살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점에 틀림없다.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짧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야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만 있다면 재미있게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288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