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높은 카드 불매 유도… 자영업자의 반격

2011-11-28 16:00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전국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반발이 커져가는 모습이다.

2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최근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내려 수익이 나빠진 만큼 추가 인하는 없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모든 업종에 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해달라는 자영업자들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지난달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미만, 수수료율을 1.8% 이하로 낮춰 충분히 성의 표시를 한 만큼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카드사들의 중론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까지 나서 자영업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으나 카드사들은 요지부동이다. 홍 대표는 지난달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1.5%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지지부진해 법 개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다.

자영업자들은 이제 정치권도 믿을 수 없으니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한 카드로 고객이 결제하도록 개별 점포들이 유도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마다 같은 업종이라도 매기는 수수료율이 크게 다른 현실을 개선하려는 방편이다.

하나SK카드의 슈퍼마켓 수수료율은 1.90%로 업계 최저지만 신한카드는 2.99%로 가장 높아 1.09% 포인트의 차이가 난다.

슈퍼마켓 주인으로서는 고객들이 물건을 사고 하나SK카드로 결제해준다면 카드사에 낼 수수료를 그만큼 아낄 수 있게 된다.

홈쇼핑도 마찬가지다. 롯데카드(3.10%)와 현대카드(2.29%)와 수수료율이 0.81% 포인트 이상 벌어져 고객이 전화를 걸어 롯데카드로 결제해주면 이득이다.

룸살롱과 같은 유흥사치업종도 하나SK카드의 수수료율이 3.28%로 가장 낮다. 이 카드로 결제를 유도하면 수수료를 1.22% 포인트 절약할 수 있다.

결제 카드 선택은 고객의 고유 권한이어서 자영업자들이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카드로 유도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파리바게뜨와 같은 제과점의 수수료율은 롯데카드가 3.30%로 현대카드(2.50%)보다 0.8% 포인트 높다. 제과점 주인이 현대카드로 빵 값을 결제하면 쿠폰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대카드 결제를 유도할 수 있다.

중고차 매입 때 KB국민카드(3.20%)가 아닌 신한카드(2.49%)로 사면 엔진오일 등 옵션을 추가해주는 방법 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점포 계산대 앞에 카드사별로 수수료율을 예시해 고객의 협조를 요청하자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