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기식 보고서 제출·내용 부실' 중국고섬의 불성실한 분기보고서
2011-11-27 15:07
(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이하 중국고섬)가 불성실한 분기보고서로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여부가 검토중인 가운데 장 마감 후에 '눈치 보기'식 보고서를 제출한 데다 내용도 대부분 '다른 보고서를 참조하라'는 식으로 부실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고섬은 지난 24일 오후 6시50분에 올해 1분기 결산 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거래소의 자체 공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후 6시 이전에 제출하는 관행에 비추어 꽤나 늦은 시간이다.
중국고섬은 지난 10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상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이전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결산 보고서를 장 마감 이후 제출한 것은 불성실하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내용 또한 주요 항목 내용은 다른 보고서를 참조하라는 식으로 처리해 불량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주주에 관한 사항 항목에서‘2011. 1. 11자 증권신고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해 11개월이나 지난 증권신고서를 참고하라고 투자자들을 뺑뺑이 돌렸다. 국내 상장사들 가운데는 이렇게 내역을 기재하는 곳은 없다.
투자자들을 위해 필요한‘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항목의 기재 내용도 비슷했다. ‘2011. 10. 26자 사업보고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만이 기재돼 있을 뿐이었다. 사실상 재무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죄다 이러한 방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상 이 보고서는 결산보고서로의 의미가 없다”라며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는 재무밖에 없고, 다른 주요한 부분들은 죄다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상장폐지와 관련해 개선기간에 처해진 기업이 결산 보고서를 이렇게 부실하게 작성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결국 해외 상장사들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006년 늑장 공시의 부작용을 줄이려고 공시서류 제출시한을 오후 9시에서 오후 7시로 앞당겼다. 또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뤄지던 주말 공시를 폐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급적 장중 공시를 유도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일정상 불가피하게 늦은 시간에 공시를 내기도 한다”며 “상장사가 공시에 큰 신경을 쓰지 않거나 담당직원이 업무에 미숙한 경우가 있어 투자자가 손실을 피하려면 오후 6시쯤까지 악재성 공시가 없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