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뛰어든 민주…국회복귀 명분 ‘고심’
2011-11-24 18:49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민주당이 추운 겨울 국회를 박차고 나가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당 등 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전면무효를 주장하면서 이번주말까지 ‘촛불집회’ 등 장외투쟁에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예산안, 민생법안 처리 등을 외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제1야당 민주당은 국회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순간부터 원내복귀의 명분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5당과 ‘한미FTA 저지 범국민본부’(범국본)는 24일 범국민대회와 촛불집회를 잇따라 열고 전방위 대여공세를 펼쳤다. 야당은 한미FTA 무효화 기조를 ‘정권심판론’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어 25일 촛불집회와 26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국민심판대회’에도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야당의 장외투쟁이 강화되는 만큼 ‘예산국회 외면’이라는 부담도 커진다는 게 민주당 측의 토로다. 특히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18대 국회를 지금 종료하고 내년 4월 총선까지 장외투쟁을 이어가자”는 강경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FTA와 별개로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원내·외 투쟁병행론이 다수 의견이다.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FTA 반대는 내년 총선 이슈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서민경제·복지·표현의 자유·남북관계 등 다양한 의제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18대 국회를 지금 끝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자방자치단체 무상급식 보전, 반값등록금, 일자리 예산 등을 내년 예산에 우선순위로 정한 상태”라며 “국회에서 예산심의를 해 서민들의 삶을 돌봐야 한다. 그러나 복귀 시기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2월13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 고위관계자는 “내년 총선 120일 전부터는 의원들을 여의도에서 보기 힘들 것이다. 후보경선을 준비하는 등 사실상 총선정국이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며 “예산이나 민생문제를 그 전에 매듭짓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 부대표는 FTA 비준안 표결과정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황영철 의원에게 자신이 쓴 책 ‘현대사의 비극들’을 사인해 선물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여야 화해의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