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간2교대 2013년 도입 박차… ‘난제도 산적’

2011-11-24 16:00
내년까지 3000억원 설비투자… 노사협상이 관건

(아주경제 김형욱·신승영 기자)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주간연속 2교대에 현대차도 가세했다. 다만 생산량이나 임금을 보전하는 방식, 인원배치(맨아워) 등 여전히 산적한 난제들이 남아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24일 오는 2013년부터 현행 주ㆍ야간 맞교대에서 밤샘근무를 제외한 주간연속 2교대를 시행한다는 구체적인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1년 내 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도 진행한다. 당초 예상액 2692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많다.

이는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의 ‘압박’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이달 들어 고용확대를 위해 자동차업계에 주간연속 2교대를 도입하라며 압박했다. 생산성 저하를 우려한 자동차업계는 이에 반발했으나 지난 17일 한국지엠 노사가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의 방침에 따르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도 명확한 추진 기한을 정한 것이다.

현재 10+10시간의 주야 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는 현대차는 주간조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야간조가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이를 주간연속 2교대(8+9시간)로 돌릴 경우 1조가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3시10분까지, 2조가 이 때부터 다시 밤 12시50분까지 근무하게 된다. 요컨대 새벽 1~6시 작업이 완전히 사라지며, 하루 조업시간은 약 2시간20분 가량 줄게 되는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03년부터 공동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2005년에는 원칙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에 합의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전주공장에서의 시범운영도 추진했다.

지난해부터는 세부 시행방안 마련을 위해 별도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진행한 결과, 시간당 생산대수(UPH) 향상, 설비보완 등을 통해 생산량 감소분 중 18만4000대까지는 보전하는 데까지 노사가 의견을 일치했다. 주간2교대 도입시 연 생산능력은 현재 163만5000대에서 144만8000대로 약 18만7000대 가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실제 2013년까지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 문제는 노사가 약 3000대 차로 의견을 거의 일치했으나, 급여수준 조정이나 인원투입(맨아워) 문제는 아직 노사 입장이 팽팽하다. 노조는 월급제를 통한 현 임금보전과 신규인력 채용으로 현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생산유연성이 필수적인 사측 입장에서는 사간당 생산대수를 늘리고 인력배치 조정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노조 집행부도 변수다. 이전 노조에 비해 강성 성향이 짙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협의 내용은 전임 노조위원과 이뤄진 것으로 새 노조와 전면 재협상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노조는 선거 공약으로 내년 주간 2교대 전면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이를 위해 공장 증설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 완성차업계 중 주간연속 2교대는 르노삼성만이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