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지역 지준율 인하, 제한적 완화조치 취할 듯
2011-11-24 15:00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이 지방은행을 대상으로 지급준비율을 제한적으로 인하한 것은 향후 본격적인 긴축정책 완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이 올해 내 전격적으로 지급준비율을 1~2번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 항저우(杭州) 지점은 온라인 성명에서 20개가 넘는 이 지역 은행의 지준율을 인하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23일 중국 저장(浙江)성의 5개 농촌신용은행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하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매체들이 '마켓 워치 인터내셔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로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보인데다 공업생산증가율이 떨어지는 등 실물경제의 성장둔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급락한 것도 긴축완화를 재촉하는 형국이다. HSBC홀딩스는 중국 제조업 PMI 11월 예비치가 48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32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월의 51(확정치)과 CNBC 전망치인 50.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PMI가 50 아래에 머물면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영국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담당 마크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HSBC의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예상치가 32개월래 최저로 떨어진 것과 관련 “이 결과가 다른 지표들과 결합하면 정책 결정자들이 ‘미세 조정’을 넘어서는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민은행이 일부 은행 지준율을 낮췄다고 확인한 것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훙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대내외 수요가 줄어들면서 산업생산 증가율도 연 11~12%로 이전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팀 콘돈 ING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재확인해줬다”고 분석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10월 수출 증가율은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등 부동산 경기도 심상치 않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주 발표한 70대 도시 주택 판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주택 가격이 하락한 도시는 33개로 9월에 비해 17개 늘었다.
다만 기준금리는 인하하지 않고 지준율만 다소 낮추며 시중에 자금공급을 늘림으로써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완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긴축기조는 유지하되 유동성을 선별적이며 선별적으로 공급한다는 것.
리다오쿠이(李蹈葵) 칭화대교수 겸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중국의 긴축정책의 목표는 물가상승억제는 물론 경제구조조정변화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며 “앞으로 5∼10년 동안 대대적인 완화정책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며 비교적 신중한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의 루즈밍(陸志明)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금리인하할 가능성은 적다"고 적극적인 긴축완화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쑨원춘(孫穩存) 중신(中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현재 전반적인 경제정책이 완화기조로 가고 있지만 통화긴축의 완화 신호가 나타났다는 분석은 다소 과장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