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 예멘 대통령의 33년 독재, 막내렸다
2011-11-24 09:00
(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33년간 장기 독점한 권좌에서 물러난다.
이로써 그는 지난 1월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발한 지 10개월 만에 ‘아랍의 봄’의 영향으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4번째 국가 수반이 됐다.
알자지라는 살레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과 나이프 왕세제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퇴진을 규정한 권력이양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걸프협력이사회(GCC)의 중재안을 토대로 예멘 여·야가 합의한 이번 권력이양안에 따라 살레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에게 넘기게 된다.
하디 부통령은 야당 중심의 국민통합정부를 구성, 90일 안에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살레 대통령은 차기 대선 이전까지 명목상의 대통령직은 유지하게 된다.
지난 10일부터 예멘을 방문한 자말 빈 오마르 유엔 사무총장 특사는 미국과 유럽 외교관들의 지원 아래 집권당과 야당을 중재해 전날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최종 합의된 권력이양안은 시위대가 반대하는 살레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보장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이날도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살레의 형사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예멘에서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래 최근까지 정부군의 강경 진압으로 1500명 이상이 숨졌다.
살레 대통령은 그동안 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동시에 GCC 중재안 서명 약속을 3차례나 번복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살레 대통령이 권력이양안에 서명한 뒤 미국 뉴욕을 방문해 신병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