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때 되면 졸업시켜 재정지원 중단

2011-11-22 18:55
정부, 중소기업 ‘졸업제’ 도입

(아주경제 이상원 기자) 중소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일정기간이 지난 후 중단하는 ‘졸업제’가 도입된다. 그동안 14개 부처가 1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중소기업을 지원해 왔지만, 배분체계가 허술해 중소기업에 안주해 머무르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22일 박재완 장관 주재로 재정위험관리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지원사업군 지출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성장을 기피하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없애기 위해 재정지원 졸업제를 실시키로 했다.
 
 중소기업 재정지원사업에 일몰제를 도입해 실효성이 낮은 지원부터 줄이거나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설되거나 강화되는 사업도 존속기한이 끝나면 자동적으로 축소, 폐지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중복지원도 차단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 재원배분 비율도 조정하기로 했다.
 
 창업기에 있는 기업과 창업 후 6~9년이 된 성장기업들 위주로 재정투자를 시행하고, 창업 후 10년이 넘은 기업은 안정기에 들었다고 보고, 민간시장을 활용하도록 간접지원만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10년 이상 안정기에 돌입한 기업들도 재정지원을 집중적으로 받아왔다.
 
 아울러 정부는 재정지원 상한제를 도입해, 특정기업에 재원이 집중되는 것도 차단키로 했다. 부처 간 또는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간 유사한 중복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실제로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7억6000만원인 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청과 지식경제부, 통계청 등 4개 부처에서 중복된 재정지원 사업으로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3억80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부 관계자는 “대부분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수혜 기간 등에 제한이 없다보니 한계기업을 계속 지원하게 되면서 퇴출이 지연되고,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