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대, 1년 반만에 재개 될 듯…정부 협력기금서 지원 의결
2011-11-22 07:51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지난해 5·24 대북제재 조치로 발굴작업이 중단됐던 고려 왕궁터인 개성 만월대의 보수 작업이 이달 24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만월대 사업은 정부 예산인 남북교류협력기금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회문화 교류사업으로, 보수작업이 시작되면 5·24조치 이후 1년 6개월 간 중단됐던 사회문화 교류사업도 재개되는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관계자 등이 방북해 만월대 유적지에 대한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조치(보호작업)를 취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역사학자협의회는 이미 만월대 보호작업을 위해 11월24일∼12월23일 한달간의 방북을 통일부에 신청했으며, 통일부 측도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부는 유적지 진단 및 보호조치, 복구 등의 비용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2억7000만원을 지원하기로 이미 의결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학자협의회에 따르면 만월대는 그동안 발굴작업이 중단돼 유적지를 덮고 있던 흙이 폭우 등으로 쓸려 내려가면서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돼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발굴이 진행된 700m 이상 되는 궁궐 축대에는 비가 스며들어 축대 자체가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도 일부 발견돼 전문가 사이에서는 축대 이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역사학자협의회 관계자는 “정확한 진단 결과는 방북팀이 돌아와 봐야 알 수 있다”며 “안전진단 업체도 방북했는데 올겨울 유적지가 (추위와 눈 등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만월대 사업은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과 함께 명맥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사회문화 교류사업”이라며 “장기간 중단됐던 사회문화 교류사업이 사실상 재개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작년 3월 만월대 사업을 남북 간 사회문화 협력사업으로 승인하고 남북협력기금 2억8000여 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천안함 폭침 사태로 5·24조치가 발표되자 지원을 중단했다.
정부는 이달 16일 다른 사회문화 교류사업인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을 위한 남북간 실무첩촉도 승인한 바 있어 이 사업도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