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입찰을 마친 응찰자들이 입구를 나서고 있다.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이곳은 법정이니 예의를 갖추고 입찰에 응해주시기 바랍니다. 중복입찰은 안되며 한번 제출한 입찰표는 수정이 불가능하니 유의하세요”(법정 입찰관)

경매 시장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17일 오전 9시40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을 찾았다.

경매법정이 위치한 별관 2층에 올라가니 열명 남짓한 사람들이 컨설팅업체의 자료와 대출 전단지 등을 나눠주고 있었다.

10시가 되자 법정에서는 입찰관이 경매 과정에 대한 설명이 진행된 후 곧바로 경매가 시작됐다. 응찰 희망자는 입찰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봉투에 넣어 입찰표와 함께 대봉투에 담아 법정 앞에 비치된 함에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입찰표 작성. 입찰금액을 잘못 표기했어도 입찰함에 넣으면 수정이 불가능하다. 만약 실수로 높은 금액을 적어 낙찰을 받았다면 더 큰 손해를 피하기 위해 입찰보증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경매 물건 중에는 먼저 강남구 논현아펠바움이 눈에 띄었다. 감정가는 30억원으로 1회 유찰돼 최저 입찰가는 24억원이었다. 서초구 신반포, 강남구 현대 등 강남권 아파트들도 있었다.

친구들과 공부차 참석했다는 40대 주부는 “지금은 공부하는 단계라 섣불리 입찰하기 어렵지만, 괜찮은 물건이 나오면 도전해볼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입찰이 끝나자 개찰이 시작됐다. 여기서 해당 물건의 최고가를 적은 응찰자는 최고가 매수신고인 자격을 얻게 된다.

개찰 결과 총 56건 중 12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약 21.4%에 그쳤다.

반면, 아파트는 17건 중 5건(29.4%), 다세대·다가구는 11건 중 3건(27.3%)이 낙찰돼 평균치를 웃돌았다. 특히 아파트 5건에는 총 35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평균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경매시장 침체 속에서도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현아펠바움은 최저입찰가보다 6억원이나 높은 29억원에 낙찰돼 장내는 일순간 술렁이기도 했다. 한 다가구주택은 감정가를 약 3000만원 초과한 금액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날 낙찰된 주택 8건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약 85.4%로 최근 수도권 평균치인 80%대를 웃돌았다.

아파트 입찰에 실패한 한 30대 여성은 “요새 전셋값도 너무 높아 저렴한 경매에 도전해보게 됐다”며 “다음에도 싼 경매 아파트를 계속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