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경수로 건설 진척에 촉각
2011-11-16 17:45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경수로 외벽 공사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건축 구조물이 아닌 원자로를 제작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실제 경수로가 건설되면 정부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북한의 경수로 건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우리 정부와 미국 등이 모두 인지하는 내용”이라며 “남북ㆍ북미대화도 이런 경수로 건설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시작돼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외벽 공사가 진전된 것이고 북한의 원자로 제작 능력은 여전히 의문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2009년 4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주체적인 핵동력 공업구조를 완비하기 위해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경수로 건설 의지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말 방북한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 등을 통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영변에 100MW급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경수로 건설이 현실화될 경우 “영변의 기존 5MW 실험용 원자로보다 더 큰 고민거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평화적 핵이용'이라고 주장하지만 경수로 가동을 위해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면 핵무기 관련 시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경수로 건설을 협상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2차 북미대화 때 북한이 미국에 경수로 제공을 요구했다는 관측과 맞물려 이번 경수로 건설이 협상의 ‘판돈(우라늄농축프로그램 중단 등에 따른 보상)’을 높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현재 핵 관련 시설로 5MW 실험용 원자로와 1965년 구소련이 영변에 건설해준 IRT-2000 원자로, 재처리 방사실험실, 핵연료가공공장 등 4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