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수퍼커미티 합의 시한 10일 남아...1조2000억불 재정적자 감축 합의안 어디로

2011-11-14 13:32

지난 여름 미국 연방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만든 의회의 ‘수퍼커미티’ 활동이 협상 기한을 10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의 1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정부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해 구성된 민주, 공화 양당의 초당적 ‘커미티’는 여전히 감축 규모와 추가 세수 확보 등 기존 이슈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미티의 공동 의장인 공화당의 젭 헨사링(텍사스) 의원은 “아직 희망이 있다”며 “향후 10년간 적어도 1조2000억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14일 열릴 공청회에서 많은 이견이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1조2000억 달러는 커미티가 제시해야 할 최소한의 적자 감축 규모다.

분명히 수퍼커미티의 양당 이견은 최근 많이 좁혀졌다. 공화당은 향후 10년간 약 7500억달러의 지출을 삭감하는 1조2000억달러의 재정 적자 감축안을 내놓았다. 기존에는 절대 반대였던 추가 세수 확보에도 일부분 물러서 약 5000억 달러의 세금 징수안도 포함했다. 이중 3000억달러는 새로운 세금 창출이다.

민주당은 2조 달러 규모의 재정 적자 감축안을 내놓았고, 이의 도달 방법으로는 지출 삭감과 추가 세수 확보로 거의 반반씩 해결하는 방식이다.

여름 양당의 합의에 따르면, 수퍼커미티는 미국의 추수감사절(24일) 전날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고 이를 의회에 제출해 연말까지 통과시켜야 한다. 만일 수퍼커미티에서 합의안을 시한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1조2000억 달러의 연방 재정 지출을 자동으로 내년부터 삭감하게 되어 있다. 펜타곤, 소셜 시큐리티(은퇴연금) 등 대부분의 부처에서 예산을 줄이게 합의가 이루어졌다.

문제는 수퍼커미티에서 양당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또 한 차례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다. 재정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 위기에 최근 관심이 쏠리다보니 수퍼커미티의 활동과 미국 정부가 처한 재정 문제가 뒷전에 밀려 있었다”고 경고했다.

수퍼커미티의 합의가 시한 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부터 펜타곤은 5470억달러의 예산이 줄게 되고,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는 110억달러를 삭감하게 된다. 공화당은 특히 전자, 민주당은 특히 후자의 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있어 일단 수퍼커미티에서의 초당적 합의를 갈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내놓은 제안에 약 5000억달러의 세수 확보안이 포함되어 있어 티파티 등 강경 보수층이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의료와 은퇴연금 분야의 지출을 줄임과 동시에 속칭 ‘워런 버핏세’를 발동해 부유층 세금 증대를 바라고 있지만, 공화당은 오히려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35%) 부유층 세금을 28%로 줄이기를 바라고 있어 시급한 합의가 있어야 할 부분이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