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년 2월 총선… 총리 퇴진·구제금융안 비준

2011-11-07 19:35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그리스 여야는 거국 내각을 출범시키고 내년 2월 19일 총선을 치르기로 합의했다. 총선 전에 2차 구제금융안을 비준하고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사퇴키로 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과 필리포스 사히디스 경제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신민당 대표들과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앞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파판드레우 총리, 제1야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 등과 긴급 회동한 뒤 거국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장관은 이날“총선을 내년 2월 19일로 정한 것은 새 연립정부가 (민간 채권단과의) 국채교환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국 내각부터 총선 날짜까지 신속하게 정한 것은 유럽연합(EU)이 이달에 지급하기로 한 1차 구제금융 6차분 80억 유로를 받기 위해서다. 그리스에 대해 80억 유로를 지급할 지는 7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결정된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6일 “그리스가 국제적 약속을 지켜낼 정부를 구성하는 데 24시간이 남았다”며 “연립정부 구성 실패 시 유로존에서 축출되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정부 대변인 엘리야스 모시알로스는 “곧 새 내각 장관들이 거론될 것이고 내각 구성은 이번주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이번 내각 출범을 통해 EU 추가 구제금융안을 순조롭게 지원받고 디폴트의 우려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지난달 26일 EU정상들은 그리스에 1000억 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채권기관들의 손실률을 21%에서 50%로 높여 유럽 은행들에 대한 그리스 국가부채의 절반을 사실상 탕감하는 조치를 취했다. EU의 구제금융이 없다면 그리스 재정은 12월 중반까지 못 버틸 것이란 관측이다.

유럽구제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혼란을 야기시킨 파판드레우 총리는 사퇴할 예정이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날 “새 정부가 승인되는 동시에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에는 계속 남아있기를 기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