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살래?" 건설업체, 팔리는 상품에만 '집중'

2011-11-07 10:59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최소화하기 위해 '팔릴' 상품만 내놓고 있다. 중대형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중소형 단일평형으로 이뤄진 단지가 늘어나고, 저층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필로티가 적용된 단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평형인 전용면적 84㎡만으로 구성된 아파트가 속속 분양되고 있다.

우미건설은 이달 전주 중동 전북혁신도시 2블록에서 ‘전주혁신도시 우미린’ 분양에 나선다. 공급되는 467가구 모두 84㎡형이다.

호반건설도 이달말 전북혁신도시 B-11블럭에 808가구를 공급하는데, 모두 84㎡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증흥건설이 광주 광산구 하남2지구에 공급하는 중흥S-클래스 801가구와 모아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에 내놓는 모아 미래도&엘가 1060가구도 모두 전용면적 84㎡다.

그동안 중대형에서 미분양이 많았던 건설업체들은 이같은 중소형 단일면적이 분양 리스크가 적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여기고 있다. 또 향후 입주자들이 사고 팔기에도 더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단일평형이라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수요도 많다”며 “단일평형이지만 A·B·C·D타입으로 나뉘어 있어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대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업체들이 최근 각 동 1층을 필로티로 띄운 아파트를 주로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사생활 침해, 소음 등으로 저층을 기피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다양하지 못한 공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최근 84㎡ 단일평형으로 분양 중인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모 씨는 “입지도, 분양가도, 상품도 다 괜찮은데 자식 셋에 노모까지 있어 우리에겐 좀 좁아보여 아쉽다”며 “다른 아파트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주부도 "엘리베이터를 혼자 이용하지 못하는 어린이나 보행이 불편한 노인을 둔 집들은 필로티로 설계된 아파트 보다는 기존의 1층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시장이 침체될수록 건설사들이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실장은 "쏠림현상이 있으면 향후 공급균형이 안맞을 수도 있고, 또 입주민 커뮤니티가 다양화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아직 수급불균형 문제가 우려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