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최근 일선세무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업무시간 중 외부출장을 핑계로 골프를 치다 내부 감찰에 적발됐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직원 (2명)과 직속 과장(2명), 그리고 관내 서장에 대해 강력한 (징계)처분을 내렸다.

실제로 이 청장은 업무시간 중에 골프를 친 해당 직원 2명을 각각 중부국세청 산하 세무서에 전보 발령낸 데 이어 해당 세무서 과장(사무관) 2명에 대해서도 각각 강원도와 충청도 소재 세무서로 하향 전보 조치했다.

또한 해당 세무서장에 대해서는 관리자의 지휘책임을 물어 본청 대기 발령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국세청이 해당 직원 뿐만 아니라 직속 과장과 세무서장을 포함한 관리라인 전체를 인사조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과거와 달리 직원들에게 ‘온정주의’를 베풀기보다는 연대책임 의식을 부여함으로써 보다 투명한 국세행정을 수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투명한 국세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깔아놓은 포석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국세청은 이미 납세자 중심 세정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그 어느 기관보다 더 발빠르게 움직여 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세한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무료세무대리인제도와 사회적 책임 실천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1사1촌 자매결연 등이다.

그런데 가끔 이번 일처럼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불쑥 터져 그동안 쌓아온 국세청의 대외 신뢰도를 좀먹고 있다. 불과 몇 사람 때문에 국세청이 한 순간에 ‘불신(不信)기관’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골프 사건으로 말미암아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징계를 당한 해당 직원과 과장, 그리고 세무서장이 아닌 국세청에 근무하는 2만여 직원들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제 품 안에 있는 자식들에게 모진 매를 들 수밖에 없었던 인사권자, 바로 이현동 국세청장 본인일 것이다. 결코 징계를 당한 수 명의 직원들이 피해자가 아님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일로 인해 더는 국세청의 신뢰도가 국민들로부터 평가절하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애초부터 골프 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떳떳하게 연가 또는 휴가를 내고 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지 않을까. 업무시간 중에 외부출장을 핑계로 한 골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