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20대 청년 “물고문 사망” 주장에 시끌>

2011-10-31 02:08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이집트에서 20대 청년이 교도관들한테 물고문을 당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30일(현지시간) 이집트의 에삼 앗타(24)가 군사 재판을 통해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교도소 수용 중에 물고문으로 사망했다고 그의 가족과 인권단체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앗타 가족은 카이로 토라 교도소의 교도관이 앗타의 입과 항문에 호스를 연결해 신체에 물을 주입했다고 주장했다.

앗타는 카이로의 한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 사망 사실이 발표됐고, 시위대는 지난 28일 앗타의 시신을 들고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앗타의 죽음에 분노를 표시하며 과도 정부를 이끄는 군부에 민간으로 권력을 조속히 이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집트 보안 당국은 약물을 복용한 앗타가 극도의 피로를 호소했으며,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해명했다.

앗타는 지난 2월25일 카이로에서 콥트 기독교인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간 유혈 충돌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됐다.

올해 초 이집트 시민 혁명 이후 이집트 정권의 공권력 남용과 관련해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는 이번이 최소한 두 번째다.

지난 5월에는 람지 살라헤딘이 경찰의 심문 조사를 받고 나서 골반과 갈비뼈가 부러진 채 숨진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이집트 내무장관은 이 사건의 조사를 명령했다.

앗타의 사망은 2010년 이집트 경찰 두 명한테서 구타를 당해 숨진 칼레드 사이드와 비교되기도 한다.

인권활동가인 사이드의 경찰 폭행치사 사건 이후 페이스북 페이지인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가 이집트에서 유명세를 탔고 이후 지난 1월~2월 시민 혁명을 이끄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