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통합 주도권 확보경쟁 본격화>
2011-10-30 22:19
혁통 “통합정당 추진 본격화”..손학규 “민주당 통합 주도해야”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범야권 내에서 10·26 재보선 이후 야권 대통합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통합 흐름이 가팔라지면서 수면 아래 잠복했던 정당 및 정파 간 주도권 다툼이 점차 노골화되고 있는 것이다.
외견상 10·26 서울시장 보선 이후 시민사회와 친노(親盧)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야권 대통합추진기구인 ‘혁신과통합(혁통)’이 힘을 받는 형국이다.
박 시장이 시민사회 출신인데다 혁통 내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아 민주당보다는 혁통 쪽에 가깝지 않겠느냐는 관측 때문이다.
박 시장이 이날 혁통 상임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대통합 공감대를 재확인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박 시장은 “국민의 변화 요구를 받아낸 혁신적이고 통합을 이룬 정당이 만들어진다면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혁통은 또 상임대표단 회의를 열어 다음달 6일 혁신적 통합정당 추진방안을 제안한 뒤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상임대표는 다음달 1일 민주당 내 진보개혁모임과 생활정치연구소의 공동 초청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 등과 통합 방안을 논의하는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그러나 민주당은 혁통에 상당한 경계심을 품고 있다.
말로는 대통합의 산파 역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소속 인사들의 정치권 진입을 위한 수단으로 대통합 협상을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상당하다.
당내에서 “혁통이 공동대표직과 최고위원 지분의 50%를 요구했다”, “11월10일께 혁통의 창당대회가 추진되고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도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당장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 주도 통합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통합은 우리가 가야할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혁통이 야권통합의 마당이 된다는 것은 함께 있다가 나간 사람들이 다시 들어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통 외에 진보정당, 진보정치세력, 정치세력화하지 않은 노동세력 및 시민사회 세력을 통합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혁통도 대통합의 일원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조만간 제 세력과의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고 새로운 인물 수혈을 위한 인재영입위원회 가동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혁통은 민주당이 오해를 갖고 있는 것같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또 혁통과 민주당의 결합을 시민정치와 정당정치의 결합이라는 관점에서 봐야지, 친노인사들의 귀환이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혁통 관계자는 “혁통은 통합의 정신에 맞은 다양한 세력이 공존 가능한 정당운영 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고 있다”며 “이를 지분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통합의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혁통의 입장”이라며 “민주당이 통합 의지를 당론화하고 구체적인 수순을 밟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