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재보선] 박원순 승리 이유는

2011-10-26 23:04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후보 박원순의 승리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 혁명을 통해 등장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매개로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이 활발해 졌다는 것이다.
 
 기존 정당들은 그동안 대규모 군중집회를 통해 결집했지만 SNS는 이것을 초월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할 수 있어 박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다는 것.
 
 전문가들은 SNS가 정치에 냉소적이었던 젊은 세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며 현실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SNS의 위력은 지난 4월 성남 분당 보궐선거 막판에 트위터를 통한 투표독려로 20~30대의 퇴근길 투표가 집중돼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극적으로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SNS 공세에 과거와 달리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주류 언론이 특정 후보에 대해 거센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지만 여론을 끌고가지 못한 것도 주목된다.
 
 나경원 후보측 관계자는 “네거티브 선거전의 강약조절 완급이 실패했다”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으로 흩어지는 자극의 상황을 초래해 유권자들이 충분히 후보를 검증하는데 어려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한 박 후보를 지지한 공지영, 조국, 이외수 등의 스타군단이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박 후보는 수십 만 명의 지지자를 몰고 다니는 ‘파워 트위터리안’들을 ‘SNS 멘토단’으로 내세웠고 이들이 올린 글은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다.
 
 ‘나는 꼼수다’의 '팟캐스트' 방송도 박 후보 당선에 한몫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강남 내곡동 사저 논란, 나 후보의 ‘고급 피부클리닉’ 이용 논란 등이 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가치중립적 보도가 아닌 권력층의 뒷담화를 통해 인기를 끈 이 새로운 뉴미디어에 유권자들의 시선이 쏠린 것이다.
 
 나 후보측이 네거티브 전략을 맞섰지만 박 후보측의 도덕성에 큰 결점이 밝혀지지 않은 측면도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선되면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타고 첫 출근을 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시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중시해온 박 변호사.
 
 이제 시장으로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