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퍼트하려고 어드레스를 했는데 갑자기 강풍이 불거나 그린 자체의 경사에 의해 볼이 움직였다면?

올해까지는 플레이어에게 1벌타가 부과된다. 또 1벌타 후 볼을 제자리에 갖다놓아야 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벌타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고 볼이 멈춘 자리에서 플레이를 속개하면 된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동안 전 세계 골프경기에서 적용되는 골프규칙을 개정해 25일 발표했다. 골자는 어드레스 후 볼 움직임, 어드레스의 정의, 벙커에서 모래 고르기, 티오프 시각에 늦은 플레이어에 대한 규정 등이다.

올해까지는 플레이어가 볼에 어드레스한 후 볼이 움직이면 무조건 1벌타를 받았으나 개정된 규칙에서는 예외조항을 두었다. 어드레스 후라도 플레이어가 볼을 움직인 원인이 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벌타를 받지 않는다. 예컨대 어드레스한 후 갑작스런 돌풍으로 볼이 움직인 경우에는 벌타가 없으며 플레이어는 볼이 멈춘 새로운 위치에서 플레이하면 된다. 어드레스 후 플레이어의 행위가 아니라, 그린 자체의 경사에 의해 볼이 움직여도 마찬가지다. 단, 강풍이나 경사에 의한 것처럼 플레이어가 볼을 움직이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이 조항(18-2b)은 웹 심슨(미국)이 지난 5월 미국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중요한 퍼트를 앞두고 바람 때문에 볼이 움직여 벌타를 받는 바람에 우승을 놓치는 등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자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어드레스의 정의도 바뀌었다. 종전엔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고 클럽을 땅에 댔을 때(해저드에서는 스탠스를 취했을 때)’였으나 내년부터는 ‘스탠스 여부에 상관없이 클럽을 볼 바로 앞이나 뒤에 댔을 때(해저드에서 어드레스 규정은 없어짐)’로 했다. 클럽을 볼 앞·뒤에 대지 않으면 어드레스한 것이 아니므로 플레이어에게 그만큼 유리해졌다.

해저드(벙커·워터해저드)에서 규정도 완화했다. 종전에는 해저드에 빠진 볼을 치기 전에는 모래나 흙을 고를 수 없었으나 개정분에서는 ‘라이·스윙구역·플레이선 개선’이 아니며 ‘코스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치기 전이라도 해저드에서 모래·흙을 고를 수 있게 했다.

공식경기에서 플레이어가 티오프시각을 맞추지 못할 경우 로컬룰로 벌타를 줄 수 있도록 했으나 내년부터는 아예 이 조항을 본 규칙(6-3a)에 넣었다. 요컨대 ‘출발시간 후 5분내에 도착하면 1번홀에서 2벌타를 준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