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재건사업 겨냥 정부·산업계 걸음 재촉

2011-10-23 15:10
트리폴리 3일재 축제분위기…과도정부 해방 선포

(아주경제 유희석·이규진·홍성환 기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하자 전후 재건사업을 겨냥한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리비아에 플랜트 수출과 복구 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3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5일 리비아 진출 건설사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리비아 재건사업 참여 방안과 인도적 지원 방안, 리비아 입국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 3개 부처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고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 등은 도로·항만·주택 등 건설 분야와 중장비 지원이 필요한 만큼 리비아 진출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삼성·LG 등 국내 전자 업체들도 리비아 내전 종식으로 또 하나의 시장이 열렸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롯데와 CJ 등 국내 농식품 수출 업체들도 리비아 수출 길을 넓히기 위해 대안을 마련 중이다.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모두 21개사며, 이들이 내전이 시작되기 이전에 진행하고 있었거나 수주했던 공사 규모는 약 74억 달러다.

한편 카다피 사망으로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사흘째 이어졌다. 리비아 국가 과도위원회(NTC)도 이날(현지시각) 해방을 공식 선포했다. NTC는 본거지를 벵가지에서 수도 트리폴리로 옮기고 30일 이내에 임시정부를 수립할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트리폴리 시내 중심의‘순교자 광장(옛 녹색광장)’주변에는 이날 수천명이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카다피 사망’을 축하했고, 지나는 차량 운전자 대부분이 경적을 울려대며 NTC를 상징하는 삼색기를 흔들며 환호를 보냈다.

영국 언론은 시민군 손에 최후를 맞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시신이 조만간 유족에게 인계될 것으로 보인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TC의 아메드 지브릴 외무부 대변인은“카다피의 시신을 친척들에게 인도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몇 시간, 늦어도 며칠 안에 시신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히 누가, 어디로 카다피의 시신을 가져갈 지에 대해서는 NTC와 카다피 친척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며 시신을 매장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브릴 대변인은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시민군이 내전에서 얻은 최고의 전리품으로 인식되는 카다피의 시신이 계파간 주도권 싸움에 이용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카다피의 사망 경위를 두고 유엔(UN)이 진상 조사를 촉구하면서 시민군과 국제사회간의 신경전도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