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의 '최후의 순간'… "뭐가 잘못됐지?"
2011-10-21 09:16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의 한 시민에 의해 찍혀진 동영상에 카다피로 보이는 남성이 피를 흘린 채 비틀거리며 국가과도위원회(NTC) 군인들 사이를 지나 트럭 쪽으로 끌려간다. 누군가 “그를 살려줘”라는 소리가 나고 총성이 울렸다.이 후 죽은 것처럼 보이는 카다피가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NTC의 마무드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가 생포됐을 때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가 하수관에서 발견돼 픽업트럭으로 옮겨졌고, 트럭이 출발하려는 순간에 카다피군과 NTC군 사이에서 교전이 벌어지면서 카다피가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리비아의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했지만 카다피를 생포한 후 구타해서 죽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따라 카다피의 최후이 순간에 NTC군에 살해됐는지 양측 교전 중에 총에 맞았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로이터와 AFP 등에 따르면 카다피군은 이날 호송차량을 80대를 앞세워 반군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전투기가 위협 폭격을 가하면서 멀리 가지는 못했고, 이어 NTC군들의 공격을 받았다. 시르테 서쪽으로부터 3㎞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 공격으로 기관총을 실은 픽업트럭 15대가 불탔고, 트럭 인근에는 50여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카다피는 도망쳐 인근 하수구로 숨었으나 NTC군에 의해 곧바로 적발됐다. 당시 체포작전에 참여한 NTC군은 “카다피의 부하 중 한 명이 공중에 총을 흔들며 항복하겠다고 소리쳤다”면서 “그러나 그가 나를 보자마자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NTC군은 이어 “그때 카다피가 부하들에게 총격을 중지하라고 말한 것 같다”면서 “그 부하는 ‘내 주인이 여기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가 여기 있으며 그가 부상당했다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 NTC군은 하수구에서 카다피를 끌어내 트럭에 태웠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체포 당시 이미 다리와 등에 총상을 입었고, “뭐가 잘못됐지?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NTC군은 “카다피의 경호원 중 한 명이 카다피의 가슴에 총을 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이후 시르테로 옮겨졌으나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