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독재자 카다피, 마지막 순간은

2011-10-21 07:02

리비아를 42년간 철권 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 결국 반군의 마지막 공세에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카다피의 사망 당시 상황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BBC 등 외신들은 반군 사이에 돌고 있는 말들을 인용해 카다피 최후의 순간을 전하고 있다.

지난 8월 트리폴리가 함락된 이후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는 카다피 세력의 마지막 집결지였다.

지난 2주간 국가과도위원회(NTC)는 시르테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고 카다피 세력을 해안 쪽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살아남은 친 카다피군은 19일 시르테의 북서 지역에 있는 2구역에 남아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사방으로 죄어오는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인지 20일 이른 아침 카다피군 일부가 반군의 저지선을 뚫으려 시도했다.

카다피의 핵심 측근과 그의 아들 무타심 카다피를 태운 것으로 알려진 무장 차량은 NTC 저지선을 돌파하려 했다.

이 무장 차량에 카다피가 타고 있었는지, 아니면 카다피를 도망하도록 주의를 돌리기 위한 차원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 때 나토군의 폭격기가 이 무장 차량을 공격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카다피가 두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생포됐다는 초기 보도가 있었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AFP는 카다피가 숨어 있었던 곳으로 알려진 콘크리트로 된 하수구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콘크리트 하수구 주변에는 파란색 글씨로 아랍어로 ‘이곳이 카다피, 쥐가 있던 곳이다...신은 위대하다’라고 적혀있다.

반군의 한 젊은 군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가 숨어있던 구멍을 발견했는데 카다피가 총을 쏘지 말라고 호소했다”고 자랑했다.

이 젊은 군인은 카다피에게 빼앗은 금으로 된 권총을 자랑스럽게 흔들어대기도 했다.

NTC 군인들은 이날 카다피의 시신이라는 선명하지 않은 영상을 보면서 공포를 쏘고 차량의 경적을 울리는 등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알 자지라 방송은 땅바닥에 끌려가는 카다피로 보이는 사진을 보도했다.
NTC 공보 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시신은 미스라타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