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금융 부문서 여전히 가장 많은 선거 자금 모금

2011-10-20 16:49

월스트리트와의 소원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은행, 증권 등 금융 부문으로부터 내년 선거를 위한 정치 자금을 가장 많이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바마의 실적은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미트 롬니와 릭 페리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집계에서 오바마는 지난 9월까지 금융 산업 종사자들로부터 총 156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중 상당 액수인 1200만달러가 민주당 전국위 명의로 들어온 돈이었다.

최근 발표된 선거 자금 모금 통계에 따르면, 재선에 출마하는 오바마는 대통령으로서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자신의 선거 캠프 양쪽에서 덩어리가 큰 선거 자금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는 롬니가 설립한 사모 투자 회사 배인 캐피탈(Bain Capital)의 임직원으로부터 롬니보다 더 많은 선거 자금을 모금했다. 올해 롬니는 총 3만4000달러를 받은 데 비해 오바마는 무려 7만6000달러를 모금해 두 배가 훨씬 넘었다.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향후 경기 부양 정책에 있어 월스트리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2012년 선거 자금이 얼마나 각 후보에게 전해졌는지가 중요한 대선 지표가 된다고 WP는 분석했다.

롬니가 대형 금융사들의 CEO들로부터 선거 자금을 많이 받은 데 비해 오바마는 광범위한 임직원들로부터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바마는 전반적인 금융 산업 관계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CEO는 “오바마는 너무 심하게 공격당하고 있다”며 “주변의 많은 금융 기관 종사자들이 여전히 오바마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롬니 캠프에서는 “금융 부문에서의 롬니 지지가 분명해졌다”며 “오바마의 금융 정책은 실패했다”고 공격의 수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선거법상 현직 대통령은 한 개인으로부터 당 전국위와 캠프 이름으로 각각 정치 헌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후원자는 대통령에게 5000달러, 전국위에 매년 3만8000달러를 기부 할 수 있다.

롬니는 금융 부분에서 이에 반도 안되는 헌금을 받았고, 릭 페리는 20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바크만 등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40만 달러를 넘은 후보가 없었다. 그럼에도 롬니는 파이낸셜 섹터에서 직접 모금한 금액이 750만달러였고, 오바마 캠프가 직접 모금한 규모는 390만 달러에 불과해 전국위의 활약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오바마에게 무려 100만달러 이상의 정치헌금을 낸 골드만 삭스 임직원들은 이번 선거 기간 중에는 4만5000달러에 불과한 헌금을 내는 데 그쳤다. 롬니는 이의 6배나 많은 헌금을 거두었다.

오바마가 금융 부문에서 아직까지는 선전을 하고 있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공화당 전국위도 직접 대규모 모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전망은 혼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WP는 전망했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