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그만두고도 대기업 취직했어요”

2011-10-19 11:00
대한상의 인력개발원, 2011년 취업률 98.4%… 17년째 ‘100% 육박’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4년제 대학을 그만두고도 대기업에 당당히 취직을 했습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들어간 김종화씨(32세, 창원 거주). 낭만이 가득한 대학생활을 꿈꿨지만 막상 취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4년을 기다리기 힘들었다. 결국 자퇴서를 내고 길거리 장사, 유흥업소, 공사 현장인부 등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 나갔다.

그러다 30세. 우연히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 부산인력개발원을 접하게 됐다. 교육비를 국비로 지원하고 숙식과 함께 훈련수당까지 지급한다는 점이 솔깃했다. 자동화설비보전학과에 입학한 그는 전문기술공이 쌓아야 할 공조냉동, 보일러, 기계정비, 설비보전 분야의 공부를 시작했다. 개발원의 수업은 이론과 실습비율이 3:7이었다.

그렇게 입학한 지 1년반. 그는 기계정비산업기사, 전기기능사, 공유압기능사 등 국가기술자격증만 무려 8개를 땄다. 학점은행제를 통해 20대에 꿈꿨던 학위도 취득할 수 있었다. 틈틈이 토익시험도 준비했다. 이같은 노력을 높게 평가한 금화피에스시(종업원 500여명 규모)는 내년 2월 졸업예정인 김씨를 ‘찜’했다.

김씨는 “대학을 그만두고도 안정적 직장을 가질 수 있을까 늘 불안했다”며 “개발원에 들어온 순간, 수만번의 실습 경험이 수만권의 책보다 더 값진 경험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 학생들의 이색 취업성공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19일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이론과 실습을 3:7 비율로 훈련시킨 결과 기업들이 수료생들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 졸업한 인력개발원 수료자 1861명 중 취업률이 98.4%(취업인원 : 1831명)로 집계됐고, 내년 졸업생에 대해 기업들의 입도선매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상의 인력개발원은 설립 이래 17년째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 대기록을 이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대졸자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이들의 지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02년만 해도 대학을 졸업했거나 중퇴자의 지원비율은 8.6%였으나 올해는 45.1%로 5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측은 “인력개발원 교육은 철저히 현장기술 중심이기 때문에 기업들도 실무에 바로 투입 가능한 이들을 선호한다”며 “게다가 실습비·식비·교통비는 물론 기숙사도 국비로 충당되고 훈련수당도 월 20만원이 지급돼 취업준비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졸업생들의 1인당 평균 자격증 수는 2.4개로 나타났고, 90.1%의 학생들이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이번 하반기에도 대한상의는 부산·인천·광주 등 8개 인력개발원 12개 전문기술 분야에서 850여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특히 이번에는 기계·전기·통신·전자·산업응용 등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을 6개월, 1년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나이제한이나 학력제한은 없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신입생은 서류전형, 면접을 통해 선발된다. 상반기 경쟁률은 2.5:1을 기록한 바 있다. 자세한 문의는 대한상의 인력개발사업단(www.korchamhrd.net, 02-6050-3914)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