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한미FTA '맞짱토론'… 찬반 첨예공방
2011-10-17 13:42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7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문제를 두고 끝짱토론을 벌였으나 치열한 논리대결을 펼였을 뿐, 별 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외통위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찬성 측에서 최석영 외교통상부 한미FTA 교섭대표와 이재형 고려대 교수, 반대측에서 송기호 변호사와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등 양측 전문가가 2명씩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해 찬반 입장을 개진했다.
이들 4인과 외통위 법안심사 소위 여야 의원들은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한미FTA의 양국내 법적 효력 등 주요 쟁점별로 심층토론을 벌였다.
최 교섭대표는 “한미FTA는 기존의 한미동맹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채널이 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10+2 재재협상안'은 대단한 오해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10가지중 9가지는 참여정부때 합의한 사항이며,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서명후 평가한 보고서에는 '대단히 잘된 협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주요 쟁점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미국법과 충돌하는 한미FTA는 무효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이는 한미FTA를 각자의 법체계에 받아들이는 방식의 차이점을 간과한 주장으로, 미국 국내법이 한미FTA를 무효화하지 않는다”면서 “한미FTA가 한국 법률에 우선한다는 주장도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변호사는 “미국의 이행법안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조약의 지위를 한미FTA에 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똑같은 협정이 한국에서는 법률의 지위를 갖게 되지만 미국에서는 법률보다 못한 지위밖에 갖지 못하며,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한미FTA를 추진하는 것은 무역 뿐 아니라 미국의 선진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인데 지금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국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면서 “망한 시스템을 수입해 우리가 복지국가를 이룰 수 있겠느냐. 복지국가의 가능성을 없애는 이런 한미FTA는 필요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모두에서 발언제한 시간 등을 놓고 가벼운 논란이 벌어졌다.
송 변호사는 “주요 쟁점에 대해 발언시간을 5분으로 제한하는 게 말이 되느냐. 취지가 끝짱토론인데 왜 시간에 제한을 두느냐”고 따졌고, 이에 사회자인 유기준 의원은 “시간이 필요하면 나중에 더 드리겠다”고 약속한 뒤 토론회를 계속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