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 강의동영상 ‘재활용’못한다

2011-10-17 09:40
사이버대 학사관리 강화…강의 재활용 금지<br/>‘학점 인플레’ 심하면 증원 심사 불이익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사이버대학의 몇 년째 같은 강의, A학점 남발 등 부실 운영을 막기 위해 ‘강의 이력제’ 등 학사관리 강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사이버대 가운데 콘텐츠 재활용, 학점 부풀리기 등 ‘부실 운영’을 하면서 ‘수강생 모으기’에만 관심을 쏟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개 사이버대의 학사관리 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교과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동영상 콘텐츠는 3472개였고 이 가운데 제작된 지 3년 이상인 강의는 14.8%(513개)였다. 시험문제는 대부분 문제은행 방식이었으며 학점 분포의 경우 A, B학점 비율이 97.5%에 이르는 대학도 있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사이버대가 강의 동영상을 수년간 우려먹지 못하도록 ‘강의 이력제’를 도입키로 했다. 언제 동영상을 제작했고 일부 수정했는지 표시하도록 ‘꼬리표’를 붙이는 방식이다.

사이버대는 자체 규정에 따라 심의위원회에서 학기마다 콘텐츠 재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원론·교양 강좌는 재사용을 인정하지만 전공 강좌는 원칙적으로 재활용 금지·제한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또 ‘학점 인플레’가 심한 사이버대는 증원 인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사이버대는 2009년 고등교육기관으로 바뀐 이후 학칙에 따라 상대평가를 하는 게 원칙이다. 대부분 A, B 학점 비율은 70% 정도다.

다만 사이버대 특성상 실습 비중이 높거나 개인별 성취도에 따라 민간자격을 부여하는 과목의 경우 상대평가가 어렵고 일반대학처럼 성적 관리를 위해 재수강하는 사례가 많아 일률적인 제한이 쉽지 않다.

교과부는 이를 감안, 매년 3∼4월께 학사운영 전반에 대한 이행점검을 할 때 학점 분포도 파악해 그 결과를 증원 심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교과부는 사이버대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외부 평가를 받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1∼2곳이 내년 대교협 평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는 “사이버대가 성인의 평생학습과 고등교육 기회 확충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