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안 처리… 與 "신속히" 野 "신중히"

2011-10-13 11:25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미국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국내 정치권도 한미 FTA 여·야·정 협의체를 재가동 하는 등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야의 의견차가 뚜렷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야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여ㆍ야ㆍ정 협의체를 열었지만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가 비준한 만큼 빠른 시일내 처리하자”며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민주당은 “10+2 재재협상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황 원내대표는 “10+2 관련 협상안을 도출해 되도록 빠른 시간에 여야 합의로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급적 오늘 결실을 봐 국익에 손상이 없고 무한한 경제적 영토가 확장되는 역사적 의미가 있도록 국회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10+2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답을 이 시간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늦더라도 미국의 이해를 구해 골목시장ㆍ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관련법 제정을 한ㆍ미 FTA 비준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4개월 전에 제시한 10+2 재재협상안에 대해 정부ㆍ여당은 한마디 언급도 없다가 '미국이 처리했으니 처리해 달라'는 것은 황당하고 말이 안 된다”며 “미국이 했다고 불과 10∼20일 내에 처리한다는 것은 후손과 국익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인 민주당 최인기 의원은 “내년도 예산에서 실질적 농업예산은 9천600억원 감소됐다”며 “이는 정부의 무책임ㆍ무성의로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이대로 가면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우리 국회의 경우 FTA 비준안 외에 후속 법안 14건이 다른 상임위에 걸쳐 있으므로 미국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촉박하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처리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다만 유 의원은 “민주당이 주장한 농업보완대책 13개 중 수용할 부분은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며 “10+2에 있어서도 전통상인근대화 자금, 나눔가게 경쟁력 강화 등은 충분히 긍정적인 만큼 머리를 맞대면 좋을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며 유연성을 보였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당분간 제대로 된 산업국과 FTA를 할 가능성은 많지 않으므로 (한ㆍ미 FTA는) 우리에게 놓칠 수 없는 큰 기회”라며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시기”라며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정부가 야당의 안을 제시하고 협상에 들어갈 시점으로, 오늘부터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