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해외출장 떠나는 朴장관, 광폭행보 '주목'

2011-10-11 17:21
8일간 자리 비워…내부 단속 '철저히' 주문<br/>한·미 FTA비준, 유럽 재정위기 해법 등 주요 경제 현안 맞물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부터 무려 8일간 장기 해외출장에 나섰다.

그간 박 장관은 일본(7월, 한·일 경제장관회의)과 미국 워싱턴(9월, IMF연차총회 및 G20재무장관회의) 등 활발한 해외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출장으로 박 장관은 취임 후 가장 오랫동안 재정부 수장 자리를 비우게 됐다.

미국과 프랑스·브라질 등 3개국을 연속 방문하는 등 그야말로 '대장정'을 떠나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유럽 재정위기 지원 방안 등 굵직굵직한 경제 현안들이 걸려있어 자타 공인 MB정부 마지막 경제팀 수장인 그에게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출장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박 장관은 11일 출국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국빈 방문 기간에 미 의회가 한·미 FTA비준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도 국익을 고려한 반듯한 논의와 신속한 처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11월초 G20 칸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패권이 아닌 상생의 냄새가 나는 '팍스 G20'이라는 신조어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다.

이례적인 장기 출장에 앞서 박 장관은 내부 단속을 더욱 철저히 했다.

지난 10일에는 '1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국내외 경제 상황 및 경제 현안들을 점검하고 차질없는 대응을 지시했다.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국내 외환 및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등 이른바 '위기관리시스템'이 작동되는 상황에서 1주일 이상 자리를 비운다는게 편치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편 이번 출장에서 최대 관심사는 한·미 FTA 비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13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의회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위기는 한층 고조돼있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 장관의 기대가 더욱 큰 이유다.

박 장관 취임 이후 반드시 잡겠다던 물가는 이미 '4% 물가목표 달성 좌초'라는 오명을 낳았고,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여파로 세계경제가 경기침체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성장률 하향압박도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심차게 내세웠던 내수활성화 확대 방안은 대외 불안요소에 따른 거시경제 점검에 밀려 속도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별다른 성과 없이 물러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이야말로 임기내 거둘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성과'라는 해석이 다.

박 장관은 미국에 이어 오는 14일과 15일,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 머문다.

사실상 본격적인 회의라고 볼 수 있는 G20재무장관 업무만찬에서 세계경제 전반과 국제협력체제(프레임워크)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된다.

또 주요 이슈인 유럽 재정위기 해결방안에 대한 해법도 모색할 방침이다.

이후 국제통화개혁과 원자재 및 에너지, 개발·기후변화 등에 대해 논하고 마지막으로 금융규제와 관련된 사항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15일 브라질로 이동, 한·브라질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후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과의 만남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