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反월가 시위 캐나다 EU로 번져 ‘확산일로’

2011-10-11 09:23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지난달 17일 시작된 반(反) 월가 시위가 4주째로 접어들면서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가운데 유럽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유럽의 한복판 스위스에서도 미국 뉴욕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와 같은 성향의 시위가 열린다.

스위스 시위 운동가들은 오는 15일 스위스 최대 금융가인 취리히의‘파라데플라츠를 점령하라’(Occupy Zurich`s Paradeplatz)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파라데플라츠 점령 시위’의 주도자 중 한명으로 알려진 도미닉 슈리버는 이번 시위에 최대 1000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리 준비모임을 열어 정치적 성향이 다른 그룹 사이에 최소 공통분모를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취리히 시위는 유럽 전역에서 15일 펼쳐질 여러‘반 월가 성향’시위 가운데 하나다. 유럽판‘반 월가’시위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미 지난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유럽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유럽연합(EU)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도 반 월가 시위와 같은 성격의‘토론토를 점령하라’시위 주도 단체가 오는 15일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고 캐나다 CTV가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토론토 증권가인 베이가(Bay Street)를 비롯해 밴쿠버, 몬트리올 등 주요도시에서 가두 시위를 벌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캐나다에서도 반 월가 시위에 미국과 캐나다 서비스 산별노조인 국제서비스노조(SEIU)가 동참의사를 밝히면서 ‘월가를 점령하라’, ‘우리가 99%다’라는 외침이 시작되고 있지만 미국과 같은 광범위한 확산은 확실치 않다는 전망이다.

캐나다는 자동차업계 외에는 은행 구제금융이 이뤄진적이 없으며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도 강력한 복원력을 발휘해 미국과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시위가 미국 정치권에서는‘계급 투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9일“시위대가 ‘계급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한 가운데 또 다른 공화당 대선 주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오바마 계급전쟁의 자연스러운 산물이 이번 시위”라고 밝혀 논란을 커지고 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반 월가 시위는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 된 것이라며 시위대에 공감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