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재정위기, 국내 신용 등급 위협받나?
2011-10-09 18:11
'시장 주시하지만, 강등 단언할 단계는 아니다' 신중론도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세계경기 침체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의 국가 신용등급이 부분적 하락한 가운데 국내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이 위협받고 있다.
현재 국가신용 등급의 하락 도미노 현상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 일부 국한되지만,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세계 경기 악화와 유럽의 재정 위기 등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평사는 유럽발 악재가 더 확산해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예외가 아닐것으로 분석 한다.
▲신용등급, 지난 2008년 이후 변화 없어=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변화지 않았다.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수출이 중심인 국내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하향 관점에서 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며 “일부 업황이나 실적이 안 좋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강등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용평가사는 8월 이후 4개 업체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토마토저축은행을 `BB‘에서 `BB-’로 떨어뜨린 데 이어 또다시 `CCC‘로 강등시켰다. 솔로몬저축은행은 `BB-’에서 `B‘로 낮췄다. 최근 횡령설에 휘말린 삼부토건은 `BBB-’에서 `BB+‘로 내렸다.
지난 7월에는 네이쳐글로벌, 하이쎌, 케이디씨, 대우자동차판매 등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D’등급은 채무 지급불능상태, `C‘등급은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각각 적용된다.
한국기업평가도 7월 케이아이씨와 대우자동차판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실적 악화가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평가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여파에 따라서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이 다소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위기상황을 이겨나갈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출 주요 업종이 위협받아=업종별로는 전기전자, 해운 등 수출관련 분야가 불리하다. 전세계 신용 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금융업종도 위험군에 속한다. 특히 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수신 기반이 없는 금융사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아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국외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해운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IT가 대체로 안 좋다“며 ” 유럽 수요가 많은 태양광은 이미 위축이 시작됐고 디스플레이 업종도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국제 사회의 대응에 따라 세계 위기가 진화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위기가 얼마큼 확산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국내 시장도 조만간 조종 국면에 들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