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정위기 여파로 실물경제 내년 1분기부터 '직격탄'
2011-10-09 16:03
높은 대외의존도·외환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안요인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글로벌 재정위기가 가져올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당장 내년 1분기부터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실물경기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 4일 최고점을 기록한 후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요인은 상존하고 있다.
정책당국은 3년전 리먼사태와 비교하면 위기 가능성이 낮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시장의 지나친 불안감이 한국경제를 더욱 수렁에 빠드리는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책당국과 시장의 입장과 전망이 크게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더욱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정책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적극적인 해명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4일 한국 CDS 프리미엄이 229bp까지 치솟으면서부터다.
급기야 재정부는 “CDS거래는 채권보유자가 신용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과 비슷한 파생상품거래”라며 “생명보험료가 오른다고 해서 피보험자들의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후 유로존이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해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틀 동안 34bp 급락했지만 그만큼 대외 상황에 따라 국내 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더구나 국제투자은행도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또는 2분기에는 성장이 후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당장 한국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공표되면 등급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경기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이미 국내외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국제투자은행이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 6월 4.4%에서 최근에는 3.9%까지 내려갔다.
스위스 대형 금융그룹인 UBS도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3.3%, 내년에는 2.8%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6월에는 올해 3.8%, 내년 4.0%의 성장률을 제시한 바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성장률 하향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한 수출 감소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불안감이 꼽히고 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한국경제의 유일한 동력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에 비해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인 대외경제연구소(KIEP) 거시경제 팀장도 “3년전 리먼사태때와 비교하면 채권시장의 경우 안정세가 뚜렷하지만 외환자금 변동성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