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코스피 1716 밑에선 무조건 사라고?"

2011-10-05 15:15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을 가늠하는 코스피200 변동성(VKOSPI 200) 지수는 4일 47.80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직후인 지난 8월 8일의 35.26보다 12.5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분노와 원망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개인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총알받이가 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당장 3%가 넘는 낙폭을 기록한 4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512억원, 2018억원을 파는 동안 개인은 6504억원 어치 국내 주식을 샀다.

개인 매수를 부추긴 것은 증권가에도 책임이 있다.

전달 28일 국내 한 대형 증권사는 "코스피가 1716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 무조건 사라"고 조언했다. 2000년 이후 주봉상 시가와 종가가 모두 200주 지수이동평균선을 이탈하면 모든 사례에서 추세반전이 이뤄졌다는 것이 근거다.

하지만 주가는 일주일도 채 안 돼 1680선까지 추락했고 이 분석을 믿고 투자에 나선 개인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물론 이 증권사가 내놓은 분석의 결말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적어도 연말 전까진 이 주장이 맞아 떨어지기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증시 폭락의 진원지인 유럽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 떨어진 만큼 더 떨어지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는 설명이다. 8월 이후 코스피가 5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설명대로라면 국내 증시는 연말엔 1300포인트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시장 전문가라고 해서 앞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최종적인 투자판단은 개개인의 몫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대대수가 투자정보를 증권사의 분석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