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기자의 버디&보기> 라운드중 화 날 땐 ‘루틴’ 지키며 샷에 집중-우즈·존슨

2011-10-05 10:32
긍정적 생각으로 분위기 전환-최경주·소렌스탐…욕설이나 침 뱉는 것으로 해결하기도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 샷은 제대로 맞은 것보다 잘 못 맞은 것이 더 많다. 이는 프로골퍼도 마찬가지다.

터무니없는 미스 샷이 나면 누구라도 화가 나게 마련이다. 그럴 때 클럽에다 화를 풀면 자신만 손해다. 실수가 나왔을 때 화를 어떻게 다스리느냐는 스코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플레이도중 화가 치밀었을 때 평상심을 되찾는 법을 투어프로의 사례를 통해 본다.

◆‘루틴’에 더 집중한다
2007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즐겨쓰는 방법이다. 존슨은 다른 선수들처럼 모든 샷을 할 때 자신만의 일정한 루틴이 있다. 목표를 조준하고 클럽헤드를 볼 뒤에 놓은 후 다시 목표를 쳐다보고 백스윙에 들어가는 식이다. 화가 나면 많은 골퍼들은 그 가운데 한 둘의 과정을 생략하고 서둘러 샷을 한다. 존슨은 그 반대다. 미스 샷 후 화가 날 때면 오히려 루틴을 더 잘 지키는데 몰두한다. 그는 “루틴을 철저히 지키다 보면 화난 감정을 추스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즈는 “나는 매 샷 똑같은 루틴을 반복한다. 아버지와 잭 니클로스한테 배운 루틴 지키기야말로 어떤 상황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길”이라고 말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린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5위 최경주와 왕년의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이 애용하는 방법이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스윙리듬이 달라지면 미스 샷이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최경주는 이럴 때 “부정적인 생각을 짓누르고 가능하면 긍정적이고 즐거운 생각을 하면 평상심으로 돌아가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경주는 플레이 중에도 기도·찬송을 하며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그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리려고 애쓴다. 소렌스탐은 감정을 ‘중립’ 이상으로 놓는데 주력한다. 그는 “분노·좌절·회의처럼 부진한 성적으로 이끌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떨쳐버린다”며 “볼이 숲으로 들어가도 부정적인 생각 대신 몇 초간 마음속으로 원했던 결과대로 샷을 그려본다”고 말한다. 이러면 부정적 기분을 피하면서 감정이나 컨디션을 중간 이상의 상태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욕설로써 푼다
미국PGA투어프로 프랭크 릭라이터 2세는 게임이 안 풀리고 화가 날 때 욕설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화를 몸에 지니고 있어봤자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는 것으로 해결한다. 그는 “품위있는 행동은 아니지만, 화 날 때 욕을 하거나 침을 뱉으면 어느정도 풀린다”며 “둘의 효과는 엇비슷하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화가 난다고 하여 이를 악물면 치아나 턱관절에 스트레스를 가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