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15人의 '털의 미학' '너의 머리카락을 보여줘'展

2011-10-04 15:32
코리아나미술관 6일부터 11월 30일까지, 회화 영상 설치 40여점 전시

함연주,올/All, 머리카락, 에폭시 레진, 800 x 150cm, 2010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거미줄?. 아니, 머리카락이다. 6개월 넘게 8m 넘는 길이로 정교하게 짜낸 함연주의 작품 '올'(사진)이다. 흉내낸 머리카락이 아닌 진짜 머리카락이다.

작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거미줄과 같이 엮어가는 설치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 마치 아라크네의 거미줄같기도한 이 작품은 머리카락과 투명한 레진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빛의 공간으로 초월적인 우주 공간으로 지속적으로 인식의 변화를 일으킨다.

서울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이 오는 6일 여는 'Show Me Your Hair'(너의 머리카락을 보여줘)기획전은 머리카락을 주제로 회화, 영상, 오브제, 설치 작업 40여점을 선보인다. 영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등 국내외 작가 15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털-머리카락을 둘러싼 이러한 미학적, 미술사적 담화들을 배경으로 마련된 국제 기획전이다.

배명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인간의 털과 머리카락을 주제로 삼은 국내 첫 기획전으로 극도로 미세하지만 날카로운 머리카락의 힘을 전시로 조명하는 것" 이라며 "머리카락이 가지는 사회, 문화적 의미들을 통해 정체성, 인종, 권력, 욕망, 삶, 죽음 등 인간 삶의 의미 체계들을 살펴 볼수 있을 것"이라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전시는 △변형된 머리카락, 낯섦의 미학,△자아의 변형, 외모와 정체성 △상실과 죽음, 삶과 죽음의 메타포등 총 3개 구성으로 나눠 펼친다.

예술가들을 매혹시킨 머리카락을 통해 국내외작가 작품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삭발과 변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기변형을 시도해온 서구 작가들의 작품과, 자신과 타인의 실제 머리카락을 재료로 한 극도의 수공성으로 머리카락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주목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흥미를 더한다.

전시개막 6일 오후 4시~6시 '현대미술과 털: 초현실주의에서 몸 정치학에 이르기까지' 라는 주제로 김원방(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교수의 세미나도 열린다. 전시는 11월 30일까지.(02)547-9177

 
루스 마튼/털복숭이/ Hirsute, 18세기 동판화를 변형한 디지털 프린트, 104 x 68cm, 2009

◆참여작가
국내=이세경, 이순종, 윤자영, 함연주 
해외=Oreet Ashery(영국), Regina José Galindo(과테말라), Carole Kim(미국), Herlinde Koelbl(독일), Soyoon Lym(미국), Ruth Marten(미국), Adrian Piper(미국), Chrystle Rijkeboer(네덜란드), Mika Rottenberg(미국/부에노스아이레스), Imhathai Suwatthanasilp(태국), Anne Wilson(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