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녹색성장은 일회성이 아니다

2011-10-05 06:00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본지가 오늘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글로벌 녹색성장 포럼을 연다. 어느덧 3회째를 맞는다. 약 한달여 동안 준비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쳤다. 하지만 자부심도 느낀다. 만 4년차 언론이 1주년 때부터 매 창립일 전후로 친환경 성장을 내세운 포럼을 연다는 데 대한 경이로움이다.

‘녹색성장’이란 단어, 처음부터 다소 인위적이었다. 현 정부가 집권 초반에 화두로 내걸며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사업계획 곳곳에 끼워맞추느라 진땀을 뺐다. 제철소, 화학공장, 자동차, 전자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친환경’이란 이름을 붙였다. 심지어 친환경 금융 상품마저 등장했다. 관련기사를 쓰면서도 ‘끼워맞추는 거 아닌가’ 하는 자문도 들었다.

이후 비즈니스 프렌들리, 친서민, 대-중소기업 상생경영 등 시류에 따라 화두도 변했고, 친환경은 유행이 지나듯 잠잠해졌다. 친환경 이슈 관련주에 관심을 갖던 주주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급등락을 반복하는 정체 불분명한 코스닥의 친환경 관련 회사들은 이미 상당 부분 구조정리 됐다. 남은 건 묵묵히 친환경 사업에 매진하는 기업과 관련업계 종사자 뿐이다.

하지만 친환경은 일회용이 아니다. 사용 가능한 물 부족 현상,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유가는 친환경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다. 비록 각국 견해 차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거래 등 국제 공조 논의도 현재진행형이다. 하이브리드차 같은 일부 친환경차는 이미 상당 부분 상용화 됐다. 이 같은 점진적 변화가 언제 어떤 식으로 급진전으로 전환할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이폰 하나로 스마트폰 시장이 급작스레 형성됐듯, 친환경 시장 역시 어떤 계기 하나만으로 수조, 수십조, 아니 수백조원대의 초거대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력에서 준비되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본지가 엄청난 규모거나, 획기적인 아이템은 아니지만 꾸준히 녹색성장 포럼을 열고 친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한다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6일 열리는 포럼에서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개발을 주도한 한국지엠 매튜 슈뤠더 상무나, 김현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포스코 이영훈 상무, 대진풍력 박현철 부회장 등 유행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산ㆍ학계 친환경 전문가가 어떤 얘기를 해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