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에게도 ‘마우스 피스’가?”

2011-10-03 17:17
美社 개발…메이헌·허스트 등 프로 사용,턱관절 균형 유지해 기량 향상 도와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에도 ‘마우스 피스’를?

마우스 피스는 복싱·아이스하키 등 상대와 접촉하는 경기의 선수들이 주로 착용한다. 이와 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마우스 피스는 상대와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충격을 완화시켜줄 뿐 아니라, 선수가 이를 악물 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약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마우스 피스는 영화 ‘씨받이’에서 배우 강수연이 띠를 물고 출산하는 장면이나, 바이킹·로마 전사들이 전쟁터에 나가기 직전 가죽으로 된 띠를 씹었다는 사실, 그리고 우사인 볼트가 100m 달리기를 할 때 자신의 목걸이를 살짝 무는 동작 등의 사례에서 보듯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마우스 피스가 골퍼한테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헌터 메이헌, 비키 허스트, 블루스 플레이셔 등 프로골퍼가 아머사가 개발한 ‘아머바이트’ 마우스 웨어(작은 사진)를 사용중이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턱관절전문 치의학박사인 문형주(사진) 문치과 원장이 골퍼와 마우스 피스의 상관관계에 대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실제 골퍼들에게 마우스 피스를 처방해주고 있다. 마우스 피스는 의학계에서는 ‘스플린트’(splint)라고 부른다.

골프에서는 임팩트 때 엄청난 충격이 몸에 가해진다. 골퍼들은 그 순간 이를 악문다. 샷마다 그러다 보면 이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심한 경우는 턱관절이 비틀어진다.

문 박사는 “우리 몸은 좌우가 대칭이 됐을 때 최적의 상태를 보인다. 골퍼들이 샷을 할 때마다 이를 악물다 보면 턱관절의 상하좌우 균형이 깨지고 이는 경기력 저하나 슬럼프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스플린트를 착용하면 근육의 균형을 잡아주어 골퍼 본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교습가 데이비드 레드베터도 일찍이 그런 주장을 했다. 그는 “티샷 전에는 긴장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입을 약간 벌리거나 혀를 입천장에 댄 채 스윙하면 긴장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마우스 피스는 근육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을 주는 기구인 셈이다.

마우스 피스를 착용해본 골퍼들은 그 효능을 인정한다. 시니어프로 플레이셔는 “마우스 피스를 착용하고 플레이를 해보니 피로를 못 느꼈다. 첫 홀이나 마지막 홀이나 똑같은 몸 상태로 플레이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마우스 피스를 상품화한 아머사 관계자는 “나이가 들수록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 ‘이틀연속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며 “골퍼들이 마우스 피스를 착용하면 골프를 좀더 끈기있게 할 수 있고 동작이나 유연성을 증가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 박사는 “유명 선수 P S Y를 보면 오랜 골프로 인해 턱관절에 이상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며 “전성기적 기량을 되찾고자 하는 프로골퍼, 이나 턱 건강을 꾀하면서 골프 기량을 향상하고자 하는 골퍼들은 마우스 피스를 주목할만 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골퍼들 중 그것을 착용해 효과를 본 경우가 있다. 함신익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는 마우스 피스를 착용한 후 거리가 20야드 가량 늘고 골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