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부양 위해 '소비자' 수입한다
2011-10-03 12:55
(워싱턴=송지영 특파원) 오랫동안 식품과 연료, 자동차와 의류 등 수많은 상품을 수입해온 미국이 소비자를 수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현금이 풍부한 나라로 판단되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관광객들을 대거 국내로 유입시켜 소비 진작을 시킨다는 취지지만 과연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논란이 있다.
정부가 이같은 안을 검토하게 된 데는 국내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최악으로 나빠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업률은 이미 9%를 넘었고 주택 차압 등 실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을 악화시키는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하고 악순환에서 미국이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전국 소매 연맹은 “부유한 외국 소비자들을 여러 행태로 국내로 불러 오면 무려 130만 개의 일자리고 총 8590억 달러의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검토되고 있다. 많은 국제적인 행사, 비자 개혁을 통한 이민자 대거 유입, 투자 양산 등이다.
정부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려 450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지만 이들이 미국 국내에서 쇼핑을 해준다면 그 손해를 어느 정도는 보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한 중국 관광객은 최근 미국의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휴스턴 및 로스앤젤레스를 둘러보고 총 6000달러를 썼다. 숙박, 음식, 의류, 애플 랩탑 등 상품과 서비스에 지불한 대금이다. 25달러 나이키 운동화를 본 이 관광객은 “이 정도 돈으로는 중국에서 가짜 브랜드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미국에서의 관광과 쇼핑이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올 들어 이들 관광객이 미국에서 쓴 돈은 지난해 보다 13%가 늘어난 총 870억달러에 이르렀다.
지난 여름 오바마 정부도 부유한 외국인들의 미국 방문이 경기를 쉽게 부양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포스트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여행, 투자 등을 쉽게 해서 대거 외국인들을 유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여전히 미국에서의 외국인 지출을 보면 캐나다, 일본 및 영국인들의 비중이 크지만 중국, 인도 등 신흥 공업국들의 지출은 연간 수십 퍼센트씩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