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 '1인당 1회꼴'로 국가기관에 위치정보 노출 됐다

2011-09-28 14:54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지난해 이동통신사로부터 국가기관에 제출된 개인위치정보가 무려 470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국민 1인당 1회꼴 인셈.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통신비밀자료 제공현황’과 ‘긴급구조기관으로 제공된 개인위치정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728만4775건의 위치정보가 이동통신사로부터 국가기관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비밀자료 제공현황을 보면 지난해 3931만건의 전화번호가 검찰, 경찰, 국정원, 군수사기관에 제공됐다.

이는 일명 ‘기지국수사’로 불리는 행위로 범죄자가 위치한 기지국 주변의 모든 이동통신사용자의 번호가 국가기관에 제공돼 위치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긴급구조기관으로 제공된 위치정보 현황은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생명·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위치정보주체 △개인위치정보주체의 배우자 △2촌 이내의 친족 또는 후견인의 긴급구조요청이 있는 경우’에 위치정보사업자가 개인의 위치정보를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에 제공하는 것으로 지난해 총 789만 건의 위치정보가 이통사로부터 제공됐다.

이 수치는 법률에 의해 범죄수사나 긴급구조를 위한 행위라 해도 지난 2007년과 대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기지국수사의 경우 범죄자 이외의 일반 국민의 위치정보가 과도하게 수사기관에 노출되고 긴급구조에 의한 위치정보도 119에 신고 전화를 한 모든 국민의 위치정보가 자동적으로 국가기관에 제공되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전병헌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동의가 없는 개인정보공개는 최소화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수사기관과 긴급구조기관의 노고는 알고 있지만 편의를 위해 과도하게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