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무빙 위크(moving week)란 이런 것’ 보여줄 겁니다”

2011-09-14 16:18
美BMW챔피언십 15일 시작…PO 최종전·프레지던츠컵 출전여부 판가름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골프대회로 미국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 최종전이 꼽힌다. 엿새동안 펼쳐지는 108홀 경기에서 선택된 25명만이 이듬해 미PGA 투어카드를 획득하기 때문에 ‘지옥의 관문’으로 불린다.

양용은(39·KB금융그룹)도 2007년과 2008년 연속 이 관문을 거쳐 세계적 선수로 탄생했다. 그 양용은이 퀄리파잉토너먼트 못지않은 비중을 지닌 대회를 앞두고 있다. 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인 BMW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이다. 이 대회는 15일 저녁(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레먼트의 코그힐GC(파71·길이7386야드)에서 시작된다.

70명의 톱랭커들이 커트없이 나흘간 72홀 경기를 벌인다. 이 대회 성적과 연중 성적을 합쳐 페덱스컵 상위 30명만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나갈 수 있고, 그 30명 가운데 한 사람이 1000만달러(약 109억원)의 주인공이 된다.

양용은은 현재 페덱스컵 랭킹 28위(포인트 1366). 지난해와 2009년에 3차전 후 랭킹 30위의 포인트는 1572점과 1532점이었다. 양용은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200점 안팎을 추가해야 최종 4차전에 나갈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러면 25위안에는 들어야 한다.

70명의 선수들은 하나같이 투어챔피언십이나 보너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전력을 다해 임할 것이 뻔하다. 양용은도 예외는 아니다. 양용은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공동 6위, 2차전에서는 공동 42위로 기복을 보였다.

양용은에게 이 대회가 중요한 또하나의 이유는 프레지던츠컵(미국-인터내셔널 단체전) 출전여부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11월 호주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대표는 이 대회 후 세계랭킹 순으로 상위 10명을 자동선발한다. 양용은은 현재 인터내셔널팀 랭킹 8위다. 까딱 잘못하다간 10위 밖으로 밀릴 수 있다. 랭킹에서 양용은보다 하위인 제프 오길비(10위), 애런 배들레이(14위), 로버트 앨런비(15위· 이상 호주)를 비롯 비제이 싱(13위· 피지), 로리 사바티니(16위· 남아공), 카밀로 비예가스(20위· 콜롬비아) 등이 프레지던츠컵 출전 티켓을 노리고 덤벼들 것이 확실하다.

나흘짜리 한 대회에서 3라운드는 ‘무빙(moving) 데이’로 부른다.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향해 전진하는 날이라는 의미다. 이번 대회는 플레이오프 3차전이므로 ‘무빙 위크’인 셈이다. 아시아남자골퍼 중 유일한 메이저챔피언 양용은이 그 의미에 부합하는 성적을 낼 지 지켜볼 일이다.

최경주(41·SK텔레콤)도 페덱스컵 랭킹 15위(포인트 1771)로 출전한다. 최경주는 이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최종전 출전이 확정됐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양용은은 이날 밤 11시31분 제이슨 더프너, 카일 스탠리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그 다음다음조인 11시50분에는 최경주, 싱, 조너선 버드가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