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Q&A> 연습스윙 도중 볼이 움직이면 어떻게 되나?

2011-09-03 01:01
장소에 따라 페널티 유무 결정…티샷 때에는 무벌타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스트로크(칠 의사를 갖고 클럽헤드를 전방으로 움직인 것)가 아니라, 연습스윙을 하다가 볼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골퍼들을 당황하게 하는 이런 상황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결론은 그 곳이 어디냐에 따라 벌타 유무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기 위해 연습스윙을 하는 도중 볼이 티에서 떨어졌다면 벌타가 없다. 인플레이 전이기 때문이다.티샷을 해야 비로소 그 홀의 플레이가 시작된다. 따라서 벌타없이 다시 티업한 뒤 샷을 하면 된다. 연습스윙이 아니라 왜글을 하다가 볼이 움직여도 마찬가지다.

일단 티샷을 하고 난 뒤에는 상황이 다르다. 페어웨이에서 세컨드 샷을 앞두고 연습스윙을 하다가 볼을 움직였을 경우 1벌타를 받고 볼을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그 과정을 생략하면(리플레이스하지 않고 멈춘 곳에서 치면) 2벌타를 받는다. 인플레이 볼은 규칙에 나와있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연습스윙을 하다가 디봇(뜯긴 잔디)을 냈고, 그 디봇이 볼을 움직일 경우도 마찬가지로 1벌타를 받는다.

연습스윙인지 실제스윙인지의 여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실제 스윙을 했는데 잘못돼 볼이 티에서 떨어져 티잉 그라운드에 머무를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동반자들은 실제 스윙(1타)이라고 주장하는데 당사자는 연습스윙(무벌타)이라고 주장한다. 이 경우 당사자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당사자가 양심을 속인 것이라면 동반자들은 다음 라운드에 그를 초청하지 않을 것이다.

1997년 미국 오리건주 펌킨 리지GC에서 열린 US여자오픈 때의 일이다. 당시 아마추어이던 박지은은 한 파5홀에서 세번째 샷을 하려고 볼 뒤에서 연습스윙을 하던 도중 클럽헤드가 지면을 때리며 디봇을 내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그 디봇은 저만큼 날아가더니 박지은의 볼을 건드렸다. 인플레이 볼을 건드렸으므로 박지은에게 1벌타가 가해졌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박지은은 1벌타후 움직인 볼을 제자리에 갖다놓은 뒤 다음 플레이를 속개했다.

1997년 3월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 데이비스 러브3세는 소그래스TPC의 유명한 파3홀인 17번홀 그린에서 연습 스윙을 하다가 볼을 건드려 볼이 옆으로 움직이고 말았다. 연습 스윙임이 분명했으므로 1벌타 후 볼을 리플레이스하고 다음 플레이를 해야 했는데, 러브3세는 볼이 멈춘 자리에서 플레이를 속개한 뒤 1벌타만 부과했다. 연습 스윙이 아니라 실제 스윙이었다고 우기면 결과는 달라졌겠지만, 연습 스윙인 이상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플레이를 한 탓으로 규칙 18조 위반에 대한 일반의 벌 2벌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러브3세는 1벌타만 적어 내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하고 말았다. 실격당하지 않았더라면 공동 7위로 상금 10만5000달러를 받을 수 있었을 터였다.

2006년 5월 영국 웬트워스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BMW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아르헨티나의 앙헬 카브레라가 친 볼이 러프 경사지에 멈췄다. 카브레라는 연습스윙을 하면서 클럽헤드로 지면을 쳤고, 그 후 볼이 조금 굴러내려갔다. 경기위원을 불러 해석을 구했는데 경기위원은 “연습스윙을 한 것이 볼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다”며 카브레라에게 1벌타를 주었다. 카브레라는 1벌타 후 그 볼을 리플레이스한 뒤 플레이를 속개했다. 볼이 움직인 원인이 카브레라의 연습스윙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면 카브레라는 벌타없이 볼이 멈춘 자리에서 다음 플레이를 하면 된다. <골프규칙 11-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