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신임 대통령에 토니 탄 전 부총리

2011-08-28 15:38
0.3%P 차로 당락 결정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싱가포르의 친여당 성향 후보가 27일 실시된 대선에서 재검표까지 가는 박빙 승부 끝에 승리했다.

28일 싱가포르 선거관리 당국에 따르면 장기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과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암묵적 지지를 받아온 친여당 성향의 토니 탄(71) 전 부총리(사진)가 유효표 215만표 중 35.19%인 74만439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하며 제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위를 차지한 탄 쳉 복 전 PAP 의원은 유효표 가운데 34.85%인 73만7128표를 획득하며 선전했으나 불과 0.34%(7269표) 포인트 차로 아깝게 졌다.

싱가포르 선거관리 당국은 1,2위 후보 간의 표차가 1%에도 미치지 않자 재검표를 실시한 끝에 토니 탄 전 부총리의 승리를 확정, 발표했다.

공무원 출신의 탄 지 사이 후보와 보험회사 사장 출신인 탄 킨 리안은 각각 25.04%, 4.9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토니 탄 당선자는 국방부와 교육부, 보건부, 통상산업부 등 주요 부처 장관을 두루 역임한 뒤 지난 2006년 부총리직을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는 9월 1일 취임식을 갖고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1959년 이후 장기 집권하고 있는 PAP의 지지를 받았던 토니 탄 전 부총리가 신승을 거둠에 따라 싱가포르 국민이 정치 자유 등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지난 5월 실시된 조기총선 당시 PAP는 전체 87석 중 81석을 차지하며 압승했으나 야당인 노동당(WP)이 사상 최다인 6석을 확보하며 약진해 싱가포르 국민의 변화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토니 탄 당선자는 당선 연설을 통해 "대통령은 나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을 위한 자리"라면서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모든 국민을 위해 최고의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더 나은 싱가포르의 내일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내각책임제인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존재로 군참모총장과 대법원장 등 주요 공직자의 임명에 대해 일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실권은 총리가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