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당 대표 경선 '안갯속'

2011-08-28 14:13
29일 민주당 대표 경선…간 총리 후임 촉각<br/>가이에다 우세 속 '예측불허'…결선까지 갈 듯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민주당의 대표 경선이 29일 치러진다. 경선에 나선 5명의 후보들은 승부를 하루 앞둔 28일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치열한 득표전을 벌였다.

NHK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은 29일 오전 시내 호텔에서 양원 의원 총회를 열어 소속 의원 398명이 참여한 가운데 5명의 후보를 상대로 투표를 실시해 차기 총리가 될 당 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당 대표 경선에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무상,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상,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상, 가노 미치히코(鹿野道彦) 농림수산상,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전 국토교통상 등 5명이 출마했다.

◇가이에다 주도 '1강3중1약'…'예측불허' 결선 봐야
현재 판세는 당내 최고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가이에다 경제산업성이 주도하고, 마에하라 전 외무상, 노다 재무상, 가노 농림수산상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일단은 오자와 전 간사장이 힘을 싣고 있는 가이에다가 우세해 보이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200표) 획득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오자와 그룹이 약 120명, 하토야마 그룹이 40명 안팎이지만, 이탈표가 적지 않아 가이에다가 현재 확보한 표는 100표 안팎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승부는 결선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이에다는 '오자와의 대리인'이라는 이미지와 자질론 시비로 지지의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내 중도계열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가 총리가 될 경우, 오자와의 '수렴청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가이에다가 총리가 됐을 때 야당과의 정책 공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그의 리더십을 문제삼고 있다.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명됐던 마에하라 전 외무상도 재일한국인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문제로 고전하면서 자파의원(50명 안팎) 이상으로 지지층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당내 주류파 내에서는 재일 한국인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야권의 공세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간 총리 그룹의 일부와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국가전략담당상의 지원을 받고 있는 노다 재무상도 지지 의원이 자파를 포함한 40명 안팎에 머물고 있고, 가노 농림수산상은 30명 안팎, 마부치 전 국토교통상은 20명선에 그치고 있다.

◇오자와, 대권도전 구상 성패 기로…가노 '다크호스' 관측도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이번 경선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는 가이에다를 내세워 당내 복권을 이룬 뒤 내년 9월 대표 경선에 출마해 대권에 도전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 가이에다가 지면, 민주당 내 정치적 입지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대권 구상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자와는 지지의원들과 민주당을 후원하는 업계 단체 등 외곽세력을 총동원해 가이에다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마에하라 전 외무상은 당내 개혁을 열망하는 젊은층 의원과 중도 그룹을 상대로 표를 모으고 있고, 노다 재무상 역시 주류파내 표 단속과 중도 그룹을 상대로 득표전을 전개하고 있다.

표가 마에하라와 노다로 갈라지면서 당선 가능성에서 멀어질 것으로 우려되자 후보 단일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둘 다 끝까지 가겠다는 자세여서 단일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차 투표에서 2위와 3위를 할 경우 결선투표에서는 가이에다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거전이 막판까지 접전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도를 자처하고 있는 가노 농림수산상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에도 촉각이 쏠리고 있다. 투표에 참여 대상 가운데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의원이 30%에 달하는데, 이들이 특정 후보에 표를 몰 경우 판세를 뒤바꿀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차 투표에서 승부가 갈리지않고 가이에다가 1위, 가노가 2위로 결선투표에 나설 경우 가노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오자와 그룹으로 정권을 넘기지않기 위해 주류파와 중도파가 가노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노는 1차 투표 2위를 목표로 당의 대동단합을 외치면서 자신이 총리가 될 경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않는 '탕평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당 대표 경선을 실시한뒤 30일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를 열어 사퇴를 선언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뒤를 이을 새 총리를 지명할 방침이다.